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올 상반기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경쟁력을 강화한 보장성 장기보험 상품 판매를 늘려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을 개선했고 의료 파업과 호흡기 질환 청구액 감소에 따른 손해율 개선도 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손보사(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모두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올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8.2% 증가한 1조 3124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1조 337억 원과 1조 6793억 원으로 각각 전년 상반기 대비 6%, 6.4% 늘었다.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의 기반은 장기보험 신계약 증가다. 회사 관계자는 “보장성 신계약 매출이 전년보다 24.3% 성장한 월평균 183억 원을 기록했다”며 “신계약 CSM은 13.6% 증가한 1조 6383억 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CSM 총규모는 전년 말 대비 6525억 원 증가한 13조 9553억 원을 기록했다.
DB손보 역시 이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 보장성 상품이 잘 팔린 덕에 올 상반기 전년보다 23.2% 증가한 1조 1241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이익 성장 배경에 대해 “운전자보험, 간편보험 등 상품 경쟁력 기반의 보장성 신계약 성장으로 인한 CSM 증가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장성 상품 신계약은 월평균 1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다. 아울러 의료 파업 등에 따른 손해율 개선으로 장기보험 부문에서 8416억 원의 이익을 냈다고 덧붙였다.
메리츠화재는 올 상반기 전년보다 22.3% 늘어난 997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양질의 신계약 확보를 통한 수익성 중심의 매출 성장 전략을 통해 보험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0%가량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장기보험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00억 원 이상 늘어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한편 메리츠금융그룹은 MG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든 데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메리츠는 주당이익 증가를 가져오는 규모 확대에만 관심이 있다”며 “단순 외형 경쟁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적절한지, 사업을 이끌 인재가 확보돼 있는지, 리스크의 규모와 성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며 “주주가치 제고에 맞으면 완주하고 그렇지 않으면 중단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해상은 상품 신규 판매 증가와 장기보험 손해액 개선에 힘입어 역시 역대 상반기 최대인 8330억 원(전년 동기 대비 67.6% 성장)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마스크를 벗은 이후 감기·독감 등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면서 보험금 청구가 많았지만 올해는 질병담보 청구가 안정화돼 손익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앞서 KB손보는 올 상반기 5720억 원(+8.9%)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측은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손해율이 큰 폭으로 개선된 가운데 경쟁력 있는 상품 출시로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가 늘어나며 CSM 증가로 이익 규모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