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기대감에 亞 통화 강세

말레이 링깃 한달만에 5.5% 상승
싱가포르달러도 17개월來 최고

12일 서울 KEB하나은행 본점 외환딜링룸의 모습. 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큰 폭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아시아 통화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시아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9개 통화 대비 달러 가격을 보여주는 블룸버그 아시아 달러지수는 이날 91.7을 웃돌며 올 3월 1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지수는 중국 위안화와 한국 원화, 싱가포르 달러, 인도 루피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대만 달러, 태국 밧화, 말레이시아 링깃화, 필리핀 페소화 등 9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준다. 특히 싱가포르 달러와 말레이시아 링깃화 등은 2023년 3월 이후 1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싱가포르 달러는 7월 달러 대비 3% 가까이 오르며 2023년 11월 이후 최대 폭의 월간 상승률을 기록해 달러당 1.3163까지 내려앉았다.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달러 대비 최근 1개월 상승률이 5.5%를 기록하며 2023년 4월 이후 가장 가치가 높아졌다. 한 달 전만 해도 달러당 4.7링깃 선을 오가던 통화는 달러당 4.4링깃까지 내려오면서 아시아 신흥국 중에서도 주목되는 가치 상승세를 보였다.


아시아 신흥국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일본 엔화와 홍콩 달러의 강세도 두드러진다. 엔화는 금리 인상과 정부 개입 등의 영향으로 최근 1개월간 달러 대비 상승률이 7.7%에 달했다. 달러당 160엔을 넘나들던 엔화는 146엔 선까지 떨어졌다. 홍콩 달러도 7월 가파르게 가치가 상승하며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 통화 강세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그동안 미국 기준금리가 높다 보니 글로벌 펀드 등 자금이 아시아 시장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황이 아시아에 유리하게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졌다”며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다면 물가 부담이 적은 한국·태국·말레이시아 등도 수개월 내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 경우 위험자산에 대한 글로벌 자금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최근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으로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아시아 통화 강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9월 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54.5%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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