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공무원들이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옛날에는 안정된 직장이라는 명성을 얻으며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깝다. 과중한 업무에도 월급은 박하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일본 공무원 사회의 일단을 보도했다.
일본 인사원은 이날 2024년도 국가공무원 일반직(대졸 수준) 시험 합격자를 발표했다. 합격자 수는 7557명으로, 지원 경쟁률은 3.2대 1을 기록했다. 4년 연속 역대 최저치를 갱신했다. 합격자 중 여성 비율은 43%로 역대 최고를 나타냈다.
지원자 수는 2만4240명으로 전년 대비 7.9% 감소했는데 이는 현행 시험 체제가 도입된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인사원은 "민간 기업과의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술 분야 인력난이 심각하다. 9개 시험 분야 중 5개 분야에서 합격자가 채용 예정 인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전년도 3개 분야에서 미달된 것에 비해 늘어난 수치다.
국세전문관 등 전문직 시험 합격자도 함께 발표됐다. 7개 종류 시험에서 합격자 수는 전년 대비 4명 감소한 4,949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 국가공무원 지원자 부족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2024년 봄에 실시된 국가공무원 종합직 시험(대학원졸·대졸)의 합격자 수는 1953명으로, 경쟁률은 7.0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저였던 2023년 봄의 7.1대 1보다 더 낮아진 수치다.
급기야 인사원은 8일 발표한 2024년도 권고안에서 시험 개혁 방안도 포함했다. 법률이나 경제 전문 시험을 제외하고 프레젠테이션 등으로 기획 입안 능력을 평가하는 '교양 분야'를 일반직 시험에 도입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고 공직 사회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민간 기업과의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공직의 매력을 높이는 것이 향후 과제로 남아있다.
한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 1로 1992년(19.3대 1) 이후 32년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률은 2016년(53.8대 1) 이후 8년 연속 하락이다. 지난해 공무원 임용 기간이 5년이 되지 않은 퇴직자는 1만 3566명으로 지난 2019년(6500명) 대비 두배 이상 급증했다. 임용 기간 10년 이내 퇴직자도 2019년 7817명에서 지난해 1만 7179명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