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추경호…거야독주 속 단일대오 지켰지만 '민생입법' 성과 숙제

채상병 특검법 방어 등 '합격점'
필리버스터로 '野 부당성' 부각
韓 대표와 협력·당정관계 고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월 5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 집권 여당의 첫 원내 사령탑에 오른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추 원내대표는 4·10 총선 참패 이후 극단적인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도 여당의 단일 대오를 이끌어내는 한편 유연한 리더십을 앞세워 야당과의 민생 협치를 강조하며 소수 여당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다만 이제는 추 원내대표가 협상력을 발휘해 주요 민생 법안 처리를 통한 성과로 입증해야 할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추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막바지인 5월 9일 당선인 총회에서 102표 중 70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그는 선출 직후 “꽃길이라면 나서지 않았다. 독배라도 마셔 상황을 타개하고 싶은 심정으로 출마했다”며 “108명이 똘똘 뭉쳐서 가자”고 말했다.


실제 취임과 동시에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정국을 마주해야 했던 추 원내대표는 단일 대오 유지를 촉구하면서 총선 낙선·낙천자들의 이탈표까지 단속한 끝에 이를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거대 야당은 22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채 상병 특검법 재발의를 시작으로 ‘방송 4법’과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 ‘노란봉투법’ 등을 단독 처리하며 한층 더 세진 입법 독주에 나섰다. 추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법안의 부당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동시에 내부 결속을 다지며 대응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야당이 단독 처리한 법안에 거듭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서 결과적으로 추 원내대표 취임 100일 동안 여당이 찬성하지 않은 법안을 모두 막아냈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일곱 차례의 필리버스터로 무엇보다 당내 의원들 간 단결력이 강화된 측면이 있다”며 “전당대회 이후 계파 갈등이 예상보다 크게 분출되지 않는 것도 대야 투쟁 과정에서 합리적이면서 온화한 추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구심점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정쟁과 민생을 분리하며 8월 임시국회 휴전 선언을 제안하고 해외 직접구매 규제 발표 혼선과 집값 상승 문제, 축구협회 감독 선임 논란 등 당정 소통을 통한 선제적 이슈 선점도 당 안팎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필리버스터 소모전으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는 데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각종 재판 결과에 따라 야당이 더욱 공세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추 원내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또 원외인 한동훈 대표가 ‘민생·정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거는 가운데 추 원내대표의 협상력 발휘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등 당정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는 점 또한 한 대표와 함께 ‘투톱 체제’를 구성하는 추 원내대표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한편 추 원내대표는 “지금 국회가 원내대표로서의 별도 소회를 밝힐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취임 100일을 기념한 별도의 기자 간담회는 열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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