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까지 풀예약"… 예비 부부에 눈도장 찍는 호텔들

행사비 부담 크지만 홍보효과 커
조선팰리스 등 잇단 기획 눈도장

조선팰리스의 웨딩 쇼케이스. 사진 제공=조선호텔앤리조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 안개꽃으로 구성된 아치형 터널을 지나 연회장 안에 들어서자 강렬한 초록색과 자주색의 꽃들이 손님들을 맞이했다. 연회장 내 꽃들만 백일홍, 다알리아, 아마린, 덴파레, 거베라, 수국 등 다양했다. 7.2m의 천장에는 저마다 높이를 다른 녹색 식물들이 줄지어 매달려 있다. 조선 팰리스가 신규 웨딩 콘셉트를 선보인 웨딩 쇼케이스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예비 신부들은 연신 휴대폰으로 예식장을 찍었다. 호텔 관계자에게 예상 비용, 꽃 장식 등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조선팰리스 측은 “예비부부 25팀만 사전 예약을 받아 초대했는데 빠르게 마감됐다”고 귀띔했다.


국내 호텔들이 예비 신혼부부를 잡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결혼 적령기 인구는 감소하지만 결혼식만큼은 특별하게 치르고 싶은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판단에서다.


조선팰리스를 비롯해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포시즌스 호텔 서울 등이 지난달 웨딩 쇼케이스를 열었다. 지난해 부산에 문을 연 윈덤그랜드호텔도 개장 이래 처음으로 웨딩 쇼케이스를 다음 달 개최한다.


호텔들이 여름철 웨딩쇼케이스를 잇따라 개최하는 데는 호텔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의 결혼식을 미리 보여줌으로써 예비 신혼부부를 사로잡기 위해서다. 조선팰리스는 일 년에 3~4건은 웨딩쇼케이스와 같은 결혼식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웨딩 쇼케이스를 한참 안 열다가 최근 호텔들이 다시 하는 분위기”라며 “하루 행사에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거라 호텔 입장에서 부담이 크지만 홍보 효과도 그만큼 크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웨딩. 사진 제공=포시즌스 호텔 서울

실제 예비 신랑 신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호텔에서 결혼하려면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하다. 조선팰리스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주말 인기 시간대의 예식장이 대부분 마감됐다. 롯데호텔 서울 또한 내년 6월까지 피크타임 예약률이 85%까지 찼다.


다만 엔데믹 후 결혼식 문의가 쏟아졌던 최근 1~2년에 비하면 예약 속도는 다소 주춤해진 분위기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엔데믹 직후가 워낙 호텔 웨딩의 호황기였다 보니 올해 예약 문의가 그보다 더 많거나 더 빠르게 예약이 차는 등의 변화는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예비부부에 눈도장을 찍기 위한 호텔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호텔업계에서 처음으로 S자 모양의 버진로드를 도입한 조선팰리스는 총 22m에 달하는 긴 S자의 폭을 기존 2m에서 2.4m로 확장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는 최근 고객들이 예식 후 애프터파티까지 개최하는 것을 선호하는 만큼 이 같은 행사 기획도 제공하고 있다. 드래곤시티는 올해 처음으로 최상단 34층 루프톱 다이닝 공간에서 스몰 웨딩을 치를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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