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불나면 개인파산…벤츠 '땡처리'해도 안 팔려요" '전기차 포비아' 확산

■중고차업체 케이카 청라 벤츠 사고 이후 매도물량 분석
직전 일주일(7월25~31일)과 비교해 무려 184%나 증가
업계 "원인 분석 어렵고 화재 후 보상액도 감당하기 어려워"

지난 5일 인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마친 경찰이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청라를 비롯해 천안 등에서 전기차로 인해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전기차 중고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전에는 매물로 나오지 않을 정도로 최고급 사양의 전기차가 ‘땡처리’ ‘급매물’ 수준으로 나오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 반응은 냉담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차업체 케이카(K Car)가 청라 벤츠 사고 이후부터 지난 7일까지 ‘내차팔기’ 서비스를 통해 접수한 전기차 매도 물량은 직전 일주일(7월25~31일)과 비교해 무려 184%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청라 화재 사고를 유발한 벤츠 EQE 시리즈 모델이 10% 정도다. 직전 주에 벤츠 EQE 매물은 한 대도 없었다.


중고차 매매 업체 ‘엔카’에서도 벤츠 EQE 매물은 18일까지 115대다. 8월 5일 이후부터 16일까지 32대가 등록됐다.


이처럼 매물이 쌓여가면서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벤츠 EQE는 사고 이전 6000만 중반에서 7000만 원대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5000만 원대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까 고심하는 모습이다. 자동차 등록 통계를 제공하는 카이즈유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줄어든 8만613대다. 청라·금산 전기차 화재 발생 전에도 수요가 줄어든 상태였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최근 벤츠 전기차 등 화재 이후 확산되면서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며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으면 전기차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화재의 원인 분석도 어려운 데다 화재가 크게 번질 경우 다른 차를 비롯해 건물 화재 피해 보상 등 감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공포감이 굉장히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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