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를 자진 정정해 제출하면서 효력 발생일이 이달 28일로 다시 늦춰졌다. 소액주주 반발에 금융 당국도 압박을 가하는 만큼 두산그룹은 합병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과의 합병 증권신고서를 자진 정정해 제출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달 15일 증권신고서를 최초 제출했으나 금감원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자 이를 반영 수정해 6일 다시 제출한 바 있다. 이때 제출한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하기 불과 하루 전날 재차 정정하면서 효력 발생일이 28일로 미뤄진 것이다.
두산은 증권신고서의 재무 수치를 분기에서 반기 기준으로 수정 변경했다. 이와 함께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사업 전망과 두산로보틱스가 두산밥캣 지분을 확보하면서 예상되는 효과 등을 재차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이 사업과 무관한 만큼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신규 투자 여력을 확보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앞서 금감원 정정 요구에 따라 합병 시너지 등을 보완 기재했는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추가 내용을 덧붙인 것이다. 다만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합병 비율은 1대0.63으로 기존과 동일하다.
두산그룹이 금감원 정식 요구 없이 자진 정정에 먼저 나선 것은 14일 반기보고서가 공시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복현 금감원장이 이달 8일 “정정신고서에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 제한 없이 정정 요구를 하겠다”고 발언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감원은 구조 개편의 효과, 의사결정 과정과 그로 인한 위험 등 주주가 필요한 정보가 기재됐는지 등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두산 관계자는 “반기보고서 공시에 따라 분기 재무 수치를 반기 기준으로 변경하기 위한 자진 정정 공시”라며 “주주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내용도 추가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