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추가 모집’에도 하반기 전공의 지원자 미미…복귀 움직임 없어

복지부, 전문인력 중심병원에 속력
일부 수련병원은 일반의 채용

1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전문의 휴게실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하반기 수련 전공의 추가 모집이 16일 마감됐지만 이번에도 지원자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대학병원들은 앞으로 신규 전공의 없이 반년을 더 버텨야 한다.


16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들은 9월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상급년차(2∼4년차) 레지던트와 인턴의 지원서 접수를 이날 오후 5시에 마감했다. 1년차 레지던트 접수는 앞서 14일 마감됐다.


정부는 지난달 31일까지 진행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자가 모집 인원 7645명 중 104명에 그치자 짧은 신청 기간과 주변 시선 때문에 모집에 응하지 못한 전공의들이 있다고 보고 모집 기간을 연장했다.


이러한 정부의 움직임에도 서울의 ‘빅5(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대병원)’를 포함한 대부분 병원의 지원자는 0명이거나 극히 적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원서 마감 직전인 이날 오후 기준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은 지원자가 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도 특별한 복귀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는 상황으로 지원자는 거의 없는 수준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최종 지원 인원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미미할 전망이다.



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 수련병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은 이날 오후 5시 접수 마감 시간 기준 전공의 지원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공공병원인 대구의료원, 대구보훈병원도 지원자가 없다고 했다.


경북 경주에 소재한 동국대 와이즈(WISE)캠퍼스에는 1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계명대 동산병원에는 지난달 31일 마감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1명이 지원한 바 있다.


전남대병원은 1년 차와 상급 연차로 나눠 상반기 미충원 인원 28명을 하반기에 모집하는 공고를 냈으나 1차 모집에 이어 연장 모집에도 지원자가 나오지 않아 채용이 무산됐다. 조선대병원도 임용포기 인턴 36명, 상반기 미확보 레지던트 4명 등 40명을 채용하기 위한 연장 모집공고를 냈음에도 추가 지원자가 없었다.


조선대병원은 1차 모집공고 지원자 1명만을 대상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4명의 채용 공고를 냈던 광주기독병원도 추가 연장 없이 1차 지원자만을 대상으로 채용 절차를 밟는다.


56명을 모집하는 충북대병원도 이날 오후 5시까지 지원자가 0명이라고 밝혔다. 이 병원 전체 의사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전공의 112명 중 현재까지 복귀한 인원은 5명에 불과하다.


정부 또한 추가모집 지원율이 높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아직 지원 인원을 집계 중이기는 하지만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공의 공백이 이어짐에 따라 정부는 전문 인력 중심 병원으로의 수련병원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4일 “진료지원(PA) 간호사와 같은 인력 확충을 지속해서 지원하고 법 제정 등 제도화를 통해 상급 종합병원이 전문의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구조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일반의 채용에 나선다. 전남대병원은 부족한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진료 전담 의사(일반의) 31명을 오는 30일까지 모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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