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인공지능(AI)을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업종별로는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AI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 인식이 가장 컸다.
대기업 공시를 분석하는 리서치 플랫폼 '아리즈 AI'는 최신 발표한 연례 사업보고서에서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의 56%가 AI를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22년 9%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6배 이상이 증가한 규모다.
이들 기업이 꼽은 위험으로는 경쟁사에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로 기업간 AI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잠재적 피해로는 인권, 고용 및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윤리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종별로 AI를 '위험 요인'이라고 보는 인식은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90% 이상으로 가장 높았으며, 이들 기업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AI시스템을 비즈니스 위험이라고 봤다. 그 다음으로 소프트웨어 및 기술기업(86%), 통신기업(66%) 등이 뒤를 이었고 헬스케어, 금융서비스, 소매업, 소비재, 항공우주 기업들도 AI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컸다.
넷플릭스는 "경쟁업체가 AI를 배포해 우위를 점할 수 있으며, 이는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자사의 능력과 운영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부 기업은 AI의 진화로 인한 비용 증가와 예측할 수 없는 비용과 같은 재정적 위험을 문제로 들었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는 AI 채택이 데이터 수집 및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새로운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며 "새로운 AI 애플리케이션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익률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법률, 규제 및 사이버 보안에 대한 위험도 기업들의 공통 관심사였다. 디즈니는 "생성형 AI와 같은 신기술 개발을 통제하는 규정이 불안정한 상태로 남아 있다"며 "이는 지적재산권과 같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약사인 비아트리스는 "직원이나 하청업체가 AI 솔루션을 사용할 경우 비밀정보가 공개될 수 있다"며 "직원, 임상시험 참가자 등과 관련된 비공개 개인 정보에 대한 무단 접근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AI를 잠재적 이득으로 보는 기업들은 생성형 AI가 고객 서비스, 표본 처리 분석과 같은 비즈니스 부분을 개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헬스케어 그룹인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와 시그나 등은 “AI가 마케팅 전반에 걸쳐 콘텐츠 제작에 여러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