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초음파 처리기술로…성장·친환경 두토끼 잡을 것"

■황보민성 퍼스트랩 대표
대용량 처리·PFAS 분해 기술개발
화장품·반도체 등 응용 분야 많아
친환경 규제 늘리는 美·유럽 선점

황보민성 퍼스트랩 대표. 사진 제공=퍼스트랩


“초음파를 활용한 유해 물질 분해 기술로 유럽, 미국 등 친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습니다”


황보민성 퍼스트랩 대표는 18일 서울 강남구 마루360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퍼스트랩의 고도화된 초음파 기술과 장비를 개발을 통해 한 번에 많은 물질을 초음파로 처리해야 하는 산업 분야에서 활용도를 넓혀 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22년 설립된 퍼스트랩은 집속형 초음파 기술 개발 및 솔루션 공급 전문 스타트업으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분사(스핀오프)했다. 지난해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3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받았다. 현재 30억 원 조달을 목표로 프리 시리즈 A 라운드를 진행하고 있고 올 6월 중기부 딥테크 팁스에 선정돼 연구개발(R&D) 자금 15억 원 확보에도 성공했다.


퍼스트랩의 핵심 경쟁력은 ‘초음파 기술’과 ‘장비’에 있다. 기존 초음파 장치가 에너지를 한 방향으로만 보내 물질 전체에 골고루 도달하지 못하고, 대용량을 처리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보완해 새로운 설비 개발했다. 퍼스트랩의 장비는 초음파가 나오는 장치(압전세라믹)를 원통형으로 만들어 물질이 지나가면 이를 따라 일정하게 에너지가 전달되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사방에서 나오는 초음파 에너지가 중앙으로 모여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질을 균일하게 처리할 수 있다. 황보 대표는 “기존 장비에서는 물질량을 늘릴수록 초음파 에너지가 일부 영역으로만 집중돼 전체에 골고루 도달하지 못했다”며 “대용량으로 물질을 처리해야 하는 산업 현장에서 집속 초음파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새로운 장비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퍼스트랩은 이러한 기술력을 독성 물질 수처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유럽, 미국 등에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과불화화합물(PFAS)을 분해하는 데 성공했다. PFAS는 화장품, 반도체, 살충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지만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아 완전한 분해를 위해서는 이보다 더 독한 물질을 사용해야 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황보 대표는 “자체 개발한 초음파 기술 및 장비를 통해 독성 물질 쓰지 않고 PFAS를 수처리할 수 있다”며 “실제 폐수를 활용해 기술검증(PoC)까지 완료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해 의약품 폐기물 처리 PoC 심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보 대표는 빠른 수익성 제고를 위해 초음파 장비 판매에 집중하며 친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해외 시장에 적극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PFAS 뿐만 아니라 물질 분해 기술에 관심이 높은 제약, 정유,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의 해외 기업에서 연락이 오고 있다”며 “성능과 친환경을 모두 충족하는 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