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명, 22일 文 만난다…계파갈등 봉합 나서나

신임 지도부와 경남 양산 평산마을 방문
‘명문정당’ 강조했지만…文 외면한 ‘개딸’
文 “대업 앞에 어느 편 섰는지 안 중요”
文-신임 최고위원 간 인연·악연에도 관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 4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8·1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2기’ 이재명 지도부가 오는 22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전대 기간 동안 ‘개딸(개혁의 딸)’로 대표되는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들의 ‘비명(비이재명)계 솎아내기’ 작업이 있었던 만큼, 다시 당권을 잡은 이 대표가 직접 나서 갈등 봉합과 함께 ‘원팀’ 민주당 만들기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 최고위원과 새로 임명될 지명직 최고위원 등 신임 지도부는 22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만난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지난 5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념식 이후 석 달 만이다. 당시 두 사람은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함께 환담을 나눴다.


관건은 두 사람의 만남으로 이번 전대를 거치면서 더욱 깊어진 민주당 내 계파 간 갈등의 골을 얼마나 메울 수 있을지 여부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표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이후부터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을 강조하면서 ‘친문(친문재인)’과 ‘친명(친이재명)’은 한 몸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럼에도 일부 친명 지지층들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문재인 정부로 넘기면서 문 전 대통령의 탈당까지 요구해왔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번 전대 과정에서 더욱 도드라졌다. 일부 최고위원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했거나 친문 인사들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강성 지지층들의 ‘낙선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전대 당일에는 문 전 대통령의 영상 축사가 행사장에 송출되자 일부 당원들이 야유를 보내는 모습도 포착됐다.


정작 문 전 대통령은 영상 축사에서 “당내 경쟁에서 어느 편에 섰는지는 우리의 대업 앞에서 중요하지 않다”면서 ‘분열’을 경계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문 전 대통령은 “(지금은) 자부심을 바탕으로 다시 민주당 정부를 세우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지금의 지지에 머무르지 말고 세대를 폭넓게 아우르며 전국에서 고르게 지지받는 정당으로 더욱 확장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만남 못지않게 새로 선출된 최고위원들과 문 전 대통령과의 과거 인연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현희·김병주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각각 국민권익위원장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4성 장군)을 역임하면서 문 전 대통령과 인연을 이어갔다. 반면 이언주 최고위원은 2017년 제19대 대선 당시 민주당을 탈당하고 안철수 후보의 국민의당에 입당한 악연이 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과 이 최고위원이 7년 전의 앙금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민주당 신임 지도부는 이날 문 전 대통령 예방과 함께 경남 김해 봉하마을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19일에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위치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 묘역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의 어른인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및 신임 지도부 구성에 따른 인사 차원의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신임 최고위원들과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권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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