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가격이 점차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 계속된 폭염으로 일조량이 증가해 오히려 과육이 원활하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반면 태풍과 장마는 국내 농가를 빗겨 갔다. 한동안 시세가 평년 대비 크게 높은 선에서 유지됐던 사과와 배 역시 햇과일 출하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가격이 하락할 전망이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소매 시장에서 백도 복숭아의 10개들이 가격은 16일 기준 1만 7696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3.5% 낮아졌다. 같은 기간 샤인머스켓 2kg 가격도 23.9% 내린 2만 8342원으로 집계됐다. 감귤 10개의 판매가도 9236원으로 5.1% 소폭 하락했다.
과일 가격이 전반적으로 안정된 데는 올 여름 양호한 기상 조건이 영향을 미쳤다. 연일 폭염이 이어졌지만 일조량이 증가하면서 올해는 출하 시점이 길게는 2주 가량 앞당겨졌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탄저병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웠고 태풍이나 장마 피해가 덜했던 반면 맑은 날이 많아 과일이 빨리 익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와 관련 기관에선 올해 농업 현장에서의 방제 작업 역시 작년보다 적절했던 덕에 병해충 발생이 줄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금(金)과일’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사과 가격도 차츰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사과 생산량은 47만~49만톤을 기록해 평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대비 20~24% 증가한 수치다. 일찍 과육이 성숙하는 조생종인 ‘쓰가루(이오리)’ 품종 사과는 이미 7월부터 출하가 시작됐다. 통상 9월께 시중에 풀려나오던 홍로 사과는 벌써부터 대형마트 매대에 진열되기 시작했다. 10월 양광, 11월 후지 품종도 출하가 본격적으로 예정돼 있다.
유통업계는 시중 배 시세도 이달부터 햇과일 물량이 풀리면서 시간을 두고 낮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아직까지는 작년 재배 후 저장된 배 가격이 7월까지 높게 유지된 영향을 받고 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현재까지 배 작황에 큰 이슈는 없다”면서 “생육 여건과 기상이 전년 대비 양호해 8~9월 햇배 출하량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