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조만간 ‘호남 월세살이’를 시작하며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재·보궐선거에 승부수를 띄웠다. 4·10 총선에서 호남의 강한 지지세를 확인한 조국혁신당은 일찌감치 재·보궐선거에 뛰어들어 이 지역을 확실한 ‘텃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당의 뿌리와도 같은 호남의 민심이 조국혁신당으로 가고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장식 조국혁신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호남 월세살이를 시작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일단 저는 간다. 조 대표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은 10월 16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중 전남 곡성군수·영광군수 재선거에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인재영입위원장인 조 대표를 중심으로 당력을 총집중하고 있다. 조 대표는 곡성이나 영광에 재·보궐선거 때까지 지도부가 머물 거처를 확정하고 현장 최고위원회의도 열 계획이다. 조국혁신당은 29~30일 예정된 의원 워크숍도 영광에서 진행하는 등 호남에 깃발을 꽂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앞서 조국혁신당은 공식 석상에서 재·보궐선거 후보를 적극 낼 방침임을 수차례 강조하며 민주당과의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조 대표는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연임을 확정 짓고 “시도당과 중앙당, 제가 삼각 편대를 이뤄 재·보궐선거에 응하겠다”며 “가용한 역량과 자원을 총동원해 호남에서 차세대 DJ, 영남에서 새 노무현을 영입하겠다”고 역설했다.
4·10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은 영광과 곡성에서 각각 39%의 비례 득표율을 얻어 40~41%대를 기록한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과 근소한 격차를 보인 바 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재·보궐선거는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일부 인사들은 당내 경선이 상대적으로 치열한 민주당을 피해 조국혁신당으로 출마하는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조국혁신당에서는 손경수 예비역 공군 대령이 곡성군수에, 정광일 조국혁신당 재외동포특별위원장과 오만평 전 경기도의원이 영광군수에 각각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전통적 텃밭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호남 끌어안기’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른다. 4선을 지낸 우상호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솔직히 말하면 이번 전당대회에서 민형배 의원이 호남 대표로 (지도부에) 들어오기를 간절히 원했다”며 “지금 호남이 민주당을 떠나 조국혁신당으로 많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0월 재·보궐선거를 굉장히 걱정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지금부터 대선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