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연금개혁안 내달초 발표…기초·퇴직연금 연계”

정부안에 기초연금·퇴직연금 구상도 포함
다층적 노후보장 체계 청사진 공개 취지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조규홍(오른쪽)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다음 달 초에 연금 개혁 정부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연금 개혁 정부안은 재정 안정에 초점을 맞춰 보험료 인상에 더해 세대 간 보험료 차등 적용 및 자동 안정화 장치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국민연금 소진 시점을 현행(2055년)보다 30년 가까이 늦춘다는 방침이다.


조 장관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연금 개혁 정부안을 내놓을 예정이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기초연금·퇴직연금을 포함한 연금 구조 개혁 정부안을 9월 초까지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기초연금과 퇴직연금은 국민연금과 함께 국민 노후 소득을 보장하는 주요 제도로 꼽힌다. 국민연금 급여액만으로는 노인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다층적 노후 소득 보장 체계 전반에 대한 구상을 제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퇴직연금의 경우 보험료율이 8.33%로 국민연금(9%)과 거의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은 저조해 운용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실제로 퇴직연금의 지난해 수익률은 5.26%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국민연금(13.5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5년의 평균 수익률로 비교하면 국민연금은 7.63%에 달하는 데 비해 퇴직연금은 2.35%에 불과하다. 모든 가입자의 보험료를 모아 운영하는 국민연금과 달리 퇴직연금은 가입자들이 개별 금융사에 자금을 맡기는데 대개 특별한 운용 지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사들의 기본 옵션(디폴트 상품)의 경우 대부분 예적금으로 구성돼 있어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기초연금의 경우 대통령 공약대로 월 급여액을 40만 원까지 인상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기초연금액을 2022년 30만 7500원, 2023년 32만 3180원, 2024년 33만 4810원으로 꾸준히 인상해왔다. 조 장관은 “구조 개혁은 보험료율이나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것 이외의 제도 개선 조치를 모두 포함한다”며 “대통령 공약이었던 기초연금 40만 원 인상은 시점과 방법을 논의 중이며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개선 방안도 고용노동부·금융위원회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21대 국회에서 논의했던 연금 개혁안은 기금 고갈 시점을 7~8년 연장하는 정도인데 이는 개혁이라 보기는 힘들고 단순 조정 수준”이라며 재정 안정 중심의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장관은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 공백에 대해서는 "사직이나 복직을 결정하지 않은 2000명 넘는 전공의들을 병원에 돌아오도록 하는 게 최우선"이라면서도 "비상진료대책을 보완하고 중장기적으로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정부가 (의대 증원) 2000명을 제시했지만 의료계에서 합리적인 단일안을 제시한다면 언제나 검토 가능하다"며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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