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8·6·4' 달성한 조주완 "B2B기업으로 포트폴리오 전환"

■LG전자 '인베스터 포럼'
작년 '2030 미래비전' 발표 뒤
사업군 확대 중기 목표로 순항
가전구독 이어 웹OS·HVAC도
연매출 1조 '유니콘' 육성 포부
"영업이익 비중 76%로 올릴 것"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21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인베스터 포럼(Investor Forum)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전자

LG전자(066570)가 포트폴리오 혁신을 통해 2030년까지 신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영업이익 비중을 76%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핵심 사업인 가전 사업에는 구독 서비스를 확대해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여기에 냉난방공조(HVAC)와 같은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더해 기업의 체질을 바꿔간다는 전략이다. 가전 구독처럼 연간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신사업은 ‘유니콘 사업’으로 분류해 적극 육성해 가기로 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21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국내외 기관투자가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인베스터 포럼’을 열고 “높은 성장성과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사업구조로의 변화를 추진해 LG전자의 가치를 보다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LG전자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B2B, 플랫폼 기반 서비스, 신사업’의 비중은 각각 39%와 5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2030년까지 이를 각각 52%와 76%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2030년에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B2B 비중이 45% 수준까지 늘어나게 된다. 2021년 27% 수준이던 B2B 비중은 올 상반기 35%까지 올라갔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전환은 지난해 7월 발표한 ‘2030 미래 비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2030 비전은 2030년까지 매출 100조 원과 트리플 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매출 성장률 8%, 영업이익률 6%, 기업가치 4배를 기록했다. 중기 목표 달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1년간 성과에 대해 조 사장은 “우호적이지 않은 외부 환경에서 차별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와 조금 아쉬운 결과라는 평이 동시에 있다”면서도 “미래 비전 달성 기반을 다지고 구조적인 변화와 지속 가능한 성과를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날 포트폴리오 전환의 중심으로 가전 구독과 웹OS 기반 서비스 사업, 냉난방공조 3개 사업을 제시했다. 지난해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하며 1호 유니콘 사업 목록에 오른 가전 구독에 이어 웹OS 플랫폼과 냉난방공조 사업도 연매출 1조 원 목표를 조기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21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인베스터 포럼(Investor Forum)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전자

이들 사업은 단순 수익성 증진뿐 아니라 기존 주력 사업에서 꾸준한 성장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내 가전 시장이 12% 역성장을 기록하는 동안에도 LG전자 매출은 지속 성장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최근 3년간 가전 매출이 전체 시장 대비 1.5배 이상 빠르게 늘었다. 구독 사업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가전 판매를 확대하고 지속적인 서비스 매출을 늘려 정체기를 돌파한 것이다. 구독 사업의 매출은 지난해 1조 1341억 원에서 올해 60% 가까이 증가해 1조 8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제품 판매에 더해 서비스로 발생하는 매출을 포함한 수치다.


웹OS 플랫폼 사업도 올해 매출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64%에 달한다. LG전자는 웹OS 사업 영역을 TV에서 전기차와 스마트 모니터, 사이니지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2027년까지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콘텐츠를 확보하고 게임과 쇼핑 등 비즈니스 모델도 확충하기로 했다. 조병하 HE플랫폼사업담당 전무는 “디즈니·유니버설·소니와 같은 세계 유수의 콘텐츠 기업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 수요를 타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냉난방공조 사업도 기대주다. 현재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등 빅테크와 칠러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사업 확장을 위해 해외 전문 인력을 5년 내 2배로 확대하고 유지 보수 전문 법인의 해외 진출도 3년 내 2배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재성 에어솔루션 사업부장(부사장)은 “북미와 유럽, 아시아 지역에 데이터센터 전담 조직을 만들고 2027년까지 칠러 사업을 유니콘 사업으로 조기 도약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우려가 제기된 전장 사업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전장 사업은 수주 잔액 100조 원 이상을 확보했다”며 “전장 사업의 65%를 차지하는 인포테인먼트 부문에서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었고 수익률도 3배 이상 개선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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