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28일 SPA 목표 막판 협상…동양·ABL 품고 생보 6위 올라설까 [황정원의 Why Signal]

패키지딜 매각가 2.1~2.2조 거론
28일 이사회 안건 올릴 듯
자본비율 영향 없을지 관건
대주주적격성 심사 속도전
전산 등 인수후통합(PMI) 과제

우리금융그룹 사옥.연합뉴스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패키지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치고 매각측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1조 원대 후반에서 2조 원대 초반 사이 가격 줄다리기가 한창인 가운데 인수에 성공하면 지난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을 매각한 이후 10년 만에 보험업에 다시 진출하게 된다.


22일 금융·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28일을 목표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남은 며칠 안에 매듭을 지어 28일로 예정된 이사회에 동양·ABL생명 패키지딜 안건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우리금융과 다자보험은 지난 6월 패키지 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28일을 디데이로 삼고 있으나 데드라인은 아니어서 협상 진척이 더디면 다음 달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자보험그룹은 동양생명 지분 75.3%를 보유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에 인수하면 우리금융은 단숨에 자산 50조 원의 6위 생보사를 보유하게 된다. 동양생명의 상반기 매출액은 1조8441억 원으로 전년대비 4.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201억 원으로 11.7%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패키지딜 매각가가 2조 원대 초반으로 좁혀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양생명의 올해 상반기 순자산은 2조2483억 원, 보험계약마진(CSM)은 2조7540억 원으로 보험사 기업가치로 쓰이는 순자산+CSM의 합은 5조 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분율 75.3%를 고려하면 기업가치는 약 3조7500억 원이다.


하지만 CSM이 과하게 평가된다는 논란 속에 이 가치를 그대로 매각가로 인정하지는 않는다. 동양생명의 21일 종가 기준 총 시가총액을 봐도 1조3022억 원이다. ABL생명의 경우 개별 매각시 1500억~2000억 원이 거론되긴 했으나 원매자를 찾지 못한 장기 매물이었던 만큼 사실상 플러스 되는 게 크지 않다. ABL생명의 올 상반기 순자산은 7504억 원이나 이익잉여금 적자는 1865억 원에 이른다.


생보의 경우 고령화로 인해 성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도 받는다. 두 보험사 모두 지난해 말 대비 올 상반기 순자산이 줄어든 점도 매각가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우리금융은 실사를 1주 연장하면서 공정가치를 추정해냈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는 고려하지 않으며 과도한 지출에도 선을 그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 인수가 그룹 자본비율에 영향을 주는 점은 변수다. 증권 등과 달리 보험사의 보통주 주식 10%를 초과하는 투자는 ‘중대한 투자’로 분류해 그룹 자본비율 산출시 중요 투자 한도에 잡힌다. 이 한도는 인수 금액이 아니라 순자산에서 지분율 만큼 적용해 계산한다. 현재 우리금융의 중요 투자 한도는 약 1조8000억 원에서 1조9000억 원이다. 동양생명의 경우 1조6860억 정도인데 ABL생명의 순자산이 7500억 원이어서 일부 넘어서는 점까지 감안해야 한다. 우리금융그룹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2.04%이며 내년까지 1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에 최근 전 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의 부정 대출이 적발됨에 따라 금융당국 제재 여부도 변수다. SPA 체결 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보험사를 동시에 인수하면서 향후 합병을 하게 되면 인수후통합(PMI)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ING생명)이 합쳐진 신한라이프생명의 경우에도 출범 4년 차가 됐지만 노조 통합이 여전히 진행 중일 정도로 어려운 과제다. 전산 통합에도 2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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