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양자와의 갈등으로 소송전까지 불거진 서울 마곡동 생활형 숙박시설 ‘롯데캐슬 르웨스트’가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된다. 서울 생활형 숙박시설 중 오피스텔로의 용도 변경 허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전날 개최한 제3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수권소위원회에서 롯데캐슬 르웨스트에 대한 용도를 오피스텔로 변경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마곡 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을 수정가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당초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 내 전시·컨벤션, 관광호텔, 문화 및 집회시설 등 조성에 따라 예상되는 방문자의 장기숙박을 지원하기 위해 롯데캐슬 르웨스트가 들어서는 마곡특별계획구역 CP2 블럭의 용도를 생활형숙박시설로 계획했다. 이후 이 단지는 2021년 진행된 분양에서 평균 65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같은 해 국토교통부는 생활형숙박시설의 주거 용도 사용을 금지하고 건축물 가액의 10%에 달하는 이행강제금도 부과한다고 예고했다. 수분양자들은 분양 당시 홍보와 달리 주거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은 사기 분양이라며 소송을 제기하고 분양대금 납부도 거부했다.
하지만 이번 시의 수정가결에 따라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될 예정이다. 시가 주차장 확보 기준도 완화하면서다. 이는 오피스텔의 주차장 설치 기준이 생활형숙박시설보다 더 높은 만큼 오피스텔로의 용도 변경 후 문제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다. 롯데건설은 주차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인근에 위치한 CP3-1 블럭에 들어서는 VL르웨스트 상가의 지하주차장을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주차장으로 활용한다. 또 용도변경에 따른 가치 상승에 따라 150억 원 상당의 공공기여도 할 계획이다. 이번 변경 내용을 담은 지구단위계획(안)은 주민재열람 등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고시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용도 변경 사례가 전체 생활형 숙박시설에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거용 오피스텔로의 용도 변경을 위해 주차 대수 외에 복도 폭 등의 기준도 맞춰야 하지만 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택산업연구원과 한국레지던스연합 등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체 생활형 숙박시설 10만 3820실 중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된 물량은 1.1%인 1173실에 불과하다. 이행강제금 부담 위기에 놓인 이들도 상당하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말까지 숙박업 신고 계도기간을 부여하고 이행강제금 처분을 유예하기로 했는데, 지난해 8월 기준 숙박업으로 신고되지 않은 생활형숙박시설은 4만 9000실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