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난 7월 정례 회의에서 참가자들 사이에서 9월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뉴욕증시가 상승했다. 더욱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산정한 미국 일자리 증가 상황이 기존에 알려진 것 보다 덜 강하다는 점도 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보탰다.
21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5.52포인트(+0.14%) 오른 4만890.4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3.73포인트(+0.42%) 상승한 5620.8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02.05포인트(+0.57%) 오른 1만7918.99에 장을 마감했다. 인디펜던스어드바이저얼라이언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크리스 자카렐리는 “연준이 다음에 무엇을 할지 모두 미리 보고 있다”며 “시장은 적어도 일시적이나마 침체 공포에서 벗어나 연준의 금리 인하 주기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이날 증시 상승의 배경을 풀이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7월 FOMC회의록에서는 위원들의 대다수가 9월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회의록에서 “대다수의(The vast majority of) 참가자들은 앞으로 지표가 계속 예상 수준으로 나올 경우 다음 회의(9월)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관측했다”고 기술했다.
일부 위원들은 이미 7월 회의에서 0.25%포인트의 인하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회의록은 “몇몇(several) 참가자는 최근 인플레이션의 진전과 실업률 증가가 기준금리를 25bp 낮출만 한 타당한 근거를 제공했다고 지적했고, (실제로) 그런 결정을 지지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회의에서 연준은 만장일치로 금리동결을 결정했지만 내부에서 인하논의가 있었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회의록은 아울러 고용 시장과 관련 “많은(many) 참가자들은 (월별) 일자리 증가 보고서가 과장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연례 고용보고서 수정치(예비치)는 2023년 4월부터 올 3월가지 1년간 미국 일자리 증가 폭이 기존 발표보다 81만8000개 적은 것으로 발표했다. 월 평균 6만8000개의 일자리가 기존 월별보고서에서 알려진 것보다 적게 늘었다.
당초 BLS는 올해 3월까지 1년간 비농업 일자리가 290만 개, 즉 월 평균 24만2000개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수정치를 반영할 경우 연간 비농업 일자리는 209만 개, 월 평균 17만4000개가 된다.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수준이지만 팬데믹 이후 정점보다는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LPL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프리 로치는 “고용 시장이 약화되면서 연준은 (물가를 강조하는 대신 고용을 포함한) 이중 임무 모두를 강조할 것”이라며 “예상보다 약한 일자리는 연준이 9월에 0.5%포인트 인하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9월 FOMC에서 50bp 인하 가능성은 36.5%로 전날 29.0%에서 상승했다.
연준의 9월 금리 인하가 기정 사실이 되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기준금리 변동 전망을 반영하는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7.9bp(1bp=0.01%포인트) 하락한 3.920%에 거래됐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1bp 떨어진 3.778%를 기록했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주식 종목별로는 메이시스의 주가가 매출 전망을 줄이면서 12.91% 급락했다. 반대로 타겟은 월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보고하면서 11.2% 급등했다. 상설할인매장인 TJ맥스와 마샬스 등을 운영하는 TJX의 주가도 예상보다 나은 2분기 실적 발표에 힘입어 6.11% 상승했다. 카드사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주가가 2.68%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이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 영향이다.
주요 가상자산은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2.7% 오른 6만1073달러 거래됐다. 이더는 1.3% 상승한 2634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유가는 1% 넘게 하락하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비농업 부문 연간 고용 수치가 대폭 하향 조정되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유가를 눌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24달러(1.69%) 하락한 배럴당 71.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15달러(1.49%) 밀린 배럴당 76.05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