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언급만 40번…집값에 막힌 피벗

◆ 한은, 13회 연속 기준금리 3.5%로 동결
이창용 "가계빚 등 시급한 과제"
"금리 내려도 영끌 부담 커" 경고
대통령실 "내수진작 측면 아쉬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를 시급한 과제로 꼽으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금융통화위원 다수가 3개월 이내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거론해 연내 조정 가능성을 남겨놓았다. ★관련 기사 3면, 본지 8월 16일자 2면 참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만장일치로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는 이 시점에 잡아야 할 시급한 과제”라고 수위를 높였다. ‘부동산’이라는 단어만 40회 이상 언급했다. 그는 “금통위원들은 한국 경제를 볼 때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을 그냥 두는 게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금리가 예전처럼 0.5% 수준으로 내려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대한 부담이 적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경제 전망치도 수정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금통위원 6명 가운데 4명이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은 올해 10월 또는 11월 한 차례 0.25%포인트 내리 것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례적으로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아쉽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이지만 내수 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며 “다음 주 중으로 추석 명절 성수품 공급 등 민생 안정 대책과 함께 소비 진작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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