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인공지능(AI)를 활용해 국민의 법률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리걸테크진흥법 제정에 속도를 낸다. 문재인 정부 때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권칠승 민주당 의원이 리걸테크를 통한 벤처 생태계 발전에 연일 힘을 싣는 가운데 법조계 일각에서는 AI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권 의원과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리걸테크 진흥정책 추진을 위한 입법공청회’를 열고 리걸테크진흥법(리걸테크 산업 진흥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필요성 및 한계 등을 논의했다. 지난달 권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진흥법은 리걸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격과 범위, 관련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 리걸테크 산업 육성 기본 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정부가 산업 조성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21대 국회부터 리걸테크 법안을 추진해온 권 의원은 법률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법안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공청회에서 권 의원은 “생성형 AI가 적용된 리걸테크는 법률 서비스가 더 향상되는 방향으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22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결론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변호사법은 법률 사무를 변호사만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급속도로 발전하는 정보기술(IT)을 법률 분야에 적극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변호사 검색 서비스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가 반대하며 불거진 ‘로톡 사태’가 이 같은 법률적 한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권 의원의 시각이다. 발제를 맡은 정신동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래에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변호사 자격을 획득한 법률가에 의해서만 법률 사무 처리가 가능한지에 대한 사회적 갈등 비용을 줄이고 리걸테크 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예방할 필요성을 동시에 고려한 입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리걸테크 서비스가 제공하는 정보의 위험성과 공정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신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자문위원은 “법관의 판결 경향을 분석해 외부에서 이들의 판단을 예측할 시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고 편향된 데이터로 학습된 알고리즘이 잘못된 예측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