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시장 3위인 일본 키옥시아가 10월 상장을 목표로 23일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시가총액 1조 5000억 엔(약 13조 7919억 원)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일본에서 진행되는 기업공개(IPO) 사례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키옥시아 측은 “적절한 시기에 상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주요 주주인 베인캐피털과 도시바가 키옥시아 상장 후 보유 주식을 단계적으로 매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기업인 SK하이닉스도 투자금 회수에 나설지 주목된다.
키옥시아는 2018년 도시바의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가 베인캐피털·SK하이닉스·호야 등으로 구성된 한미일 컨소시엄에 매각되면서 설립됐다.
이들은 당시 키옥시아를 3년 내 상장해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2020년 10월 도쿄 증권거래소의 IPO 승인을 받았지만 미중 무역 갈등과 시장 악화로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후 키옥시아가 영업적자를 내며 상장은 더욱 멀어졌다.
하지만 키옥시아의 올해 실적이 개선되면서 상장에 다시 속도가 붙었다. 키옥시아는 2023 회계연도 4분기(한국 기준 올 1분기)에 약 3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2024 회계연도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조 1568억 원으로 세 배 급증했다.
닛케이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키옥시아가 (IPO로) 자금 조달의 수단을 늘려 투자 경쟁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다만 닛케이는 “낸드플래시 시장 2위인 SK하이닉스가 지난해 키옥시아가 추진한 웨스턴디지털(WD) 반도체 부문과의 경영 통합에 반대한 만큼 키옥시아의 상장 전략을 놓고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키옥시아는 WD 반도체 부문과의 경영 통합을 모색했지만 SK하이닉스가 반대 입장을 표명해 계획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