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에 '거대 장벽'…北, 물리적 남북 단절 속도전

철길·고속도로엔 장애물 설치
월남·귀순 차단 내부통제 강화

중서부 전선 하천에 교량을 설치하는 북한군의 모습. 사진 제공=국방부

북한이 올 4월부터 시작한 비무장지대(DMZ) 내 장벽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탈북하는 북한 군인이 나오기도 하자 통로를 봉쇄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3일 민간 위성 서비스 ‘플래닛랩스’의 이달 9일 자 위성사진을 분석해 강원도 고성군 MDL 인근에 콘크리트 구조물이 길게 이어져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플래닛랩스가 6월 17일 같은 지역을 촬영한 사진과 비교하면 대전차 방벽으로 추정되는 구조물 건설 작업이 크게 진전된 모습이다. 두 달 전 띄엄띄엄 설치된 상태였던 장벽이 빈틈없이 한 줄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동해선 철길과 원산~금강산 고속도로 위 두 곳에 대전차 장애물이 새롭게 설치된 것도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북한은 지난해 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남북 관계를 “두 교전국 관계”라고 선언한 뒤 경의선, 동해선, 화살머리고지 전술도로 등 남북 간 연결된 3개 도로 모두에 지뢰를 매설하고 휴전선 일대에 대전차 방벽을 세우는 등 물리적인 ‘남북 단절’ 작업을 하고 있다. 북한군의 이런 움직임과 관련해 군 안팎에서는 경계 능력을 보강하는 한편 월남·귀순 차단 등 내부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원 고성은 이달 20일 북한군 1명이 MDL을 넘어 귀순한 지역이기도 하다.


한편 북한은 한국이 미국 아파치 공격 헬기(AH-64E) 36대를 추가 도입하는 데 대해 “안보 불안정을 증대시키는 도발적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대외보도실장 담화를 통해 “우리는 지역 안보 환경에 엄중한 위험을 조성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무력 증강 책동을 강력히 반대 배격하며 그로부터 초래될 후과에 대하여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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