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렉라자’ 허가는 유한양행의 발전을 위한 이정표라고 생각합니다. ‘제2·3의 렉라자’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에 집중하겠습니다.”
조욱제(사진) 유한양행 사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렉라자 FDA 허가 이후 유한양행의 혁신 신약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열홍 R&D 총괄 사장은 “매년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투입하고 있다”며 “올해는 2500억 원에 달하는 연구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렉라자는 2021년 1월 국내 31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유한양행은 2015년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의 자회사인 제노스코에서 후보물질 기술이전을 받아 2016년부터 임상시험에 돌입한 후 2018년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에 약 1조 6000억 원 규모로 기술 수출했다. 존슨앤드존슨은 20일(현지 시간) 리브리반트와 렉라자의 병용 요법으로 FDA 승인을 받았다.
이영미 R&BD본부 부사장은 “렉라자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혁신의 원천이자 경쟁력 강화의 기반이 된 오픈이노베이션 성과의 첫 걸음”이라며 “오픈이노베이션을 지속해 바이오텍과 동반 성장하며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제2·3 렉라자를 발굴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50여 개 바이오 회사에 총 5000억 원을 투자했다. 현재 신약 파이프라인 33개 중 16개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도입한 물질이다. 차기 혁신 신약 후보군은 항암, 심혈관·신장·대사질환, 면역염증질환 분야에서 찾고 있다.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으로는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 HER2 양성 고형암 치료제 ‘YH32367’, 고셔병 치료제 ‘YH35995’를 꼽았다. 고형암 치료제는 임상 1/2상 시험 진행 중으로 내년 중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세웅 중앙연구소 부사장은 “8개 파이프라인이 임상에 진입했고 내년에 4개 이상이 추가돼 총 12개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다만 존슨앤드존슨에서 받게 될 마일스톤(기술수출료)이나 임상 개발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조 사장은 “임상 개발 계획이나 FDA 허가 등은 글로벌 판권을 가진 존슨앤드존슨이 진행했기 때문에 정보가 제한적”이라면서도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것이 목표로 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