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세계 기업 순익 1.1조弗…AI 확산이 견인

세계시총 90% 상장사 2만 3700곳 실적분석
전년 동기비 7% 증가…반년 만에 플러스 전환
AI 수요, 반도체 시황 회복 빅테크 수익에 기여
中 부진 지속·美 둔화 우려 등 3분기 불확실성도


올 2분기 세계 기업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하며 2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왕성한 수요가 반도체 성장을 견인하고 미국 빅테크의 수익성에도 기여하며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 같은 실적 확대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금융 정보 업체 퀵팩트셋의 데이터를 활용해 일본·미국·유럽·중국 등 글로벌 상장사 약 2만 3700곳의 올 2분기 실적(21일 기준 미발표 시 시장 예상치)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순이익 합계는 1조 1000억 달러(약 1471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세계 전체 시총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전체 17개 업종 중 10개의 순이익이 증가한 가운데 실적 개선의 견인차는 하이테크 업종이었다. 전자 업종의 순이익이 37% 증가했는데 시황 회복과 AI 붐의 영향을 받은 반도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순이익이 36%나 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고 SK하이닉스도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10%)를 비롯해 아마존·애플·알파벳·메타 등 빅테크 5개사 모두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중국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 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의 순이익은 29% 줄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경쟁 기업 간 가격경쟁이 심화하면서 중국 내 쇼핑 사업이 부진을 겪었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해외로도 그 영향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에서 과잉생산된 철강이 주변국으로 저가에 유입되면서 가격경쟁력에서 밀린 다른 나라 제품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 대표적이다. 일본제철도 중국산 저가 공세에 11%나 순이익이 축소됐다.


미국 경기에도 불안감이 묻어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국 철강 대기업 뉴코어는 강재 출하 감소와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쳐 순익이 56% 줄었다.


한편 시장 예상치가 나온 상장사 3800곳에 대한 3분기 순이익 전망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EV) 판매가 부진하면서 자동차 업종은 7%, 시황 부진이 이어지는 소재·에너지 업종은 5% 감익이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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