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동(洞)과 가장 크게 하락한 동이 모두 마포구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자치구라도 위치와 신생아특례대출과 같은 정책 대출, 건축 연한 등에 따라 동별로 집값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에서 올해 1월 대비 지난달 기준 아파트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동(1000가구 이상)은 마포구 상암동으로 7.7% 상승했다. 이어 강동구 상일동·마포구 아현동(7.1%), 서초구 반포동(4.9%), 서대문구 북아현동(4.3%) 등의 순이다.
마포구 상암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올 1월 11억 4997만 원에서 지난달 12억 3854억 원으로 약 7개월 새 9000만 원 가까이 올랐다. 부동산 업계는 마포구 상암동에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평균 준공 15년 차 안팎의 대단지가 몰려 있는 데다 올해 초 기준 20평형대 시세가 9억 원 미만으로 형성돼 신생아특례대출 수요가 쏠린 결과로 보고 있다. ‘상암월드컵파크2단지’ 전용면적 59㎡는 올해 초 8억 원대에 실거래됐지만 호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며 지난달에는 10억 원에 팔렸다. 2020년에 입주한 신축 아파트인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트레온’ 전용 84㎡는 실거래가 올해 1월 14억~15억 원대에서 지난달 16억~17억 원대로 2억 원가량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하락한 동은 마포구 성산동으로 올해 1월 평균 매매가격이 10억 1553만 원에서 지난달 9억 7625만 원으로 3.9% 내렸다. 양천구 신월동(-2.9%), 은평구 증산동(-2.7%) 등이 뒤를 이었다. 성산동은 준공된 지 39년 차를 맞은 ‘성산시영’을 필두로 구축 단지가 많은 데다 최근 공사비 인상에 따른 재건축 사업성 하락 우려에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성산시영 전용 50㎡는 올해 1월 9억 2200만 원에 팔렸는데 지난달에는 8억 8000만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양천구 신월동 ‘양천롯데캐슬1단지’ 전용 70㎡도 지난달 올해 초보다 3000만 원 내린 7억 3000만 원에 팔렸다.
이 밖에 강동구 상일동(7.1%)과 명일동(-0.8%), 서대문구 북아현동(4.3%)과 홍제동(-0.6%) 등도 같은 자치구라도 동별로 집값 변동 폭이 큰 차이를 보였다. 강동구 상일동과 서대문구 북아현동은 각각 ‘고덕아트레온’ ‘힐스테이트 신촌’ 등 입주 5년 이내의 신축 단지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강동구 명일동은 신축 아파트가 없고 서대문구 홍제동은 상대적으로 서울 외곽인 점이 아파트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별 아파트값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상급지로 평가되는 영등포구 여의도동(4.1%)과 용산구 이촌동(3.9%) 아파트값 강세에도 불구하고 영등포구와 용산구의 전체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1%대 오르는 데 그쳤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공급 절벽 우려에 신축 아파트 단지에 대한 수요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동별 아파트값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9일 기준) 서울 준공 5년 이하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3% 오른 반면 20년 이상 아파트값은 0.27% 상승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