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작게 태어난 ‘초미숙아’ 쌍둥이 형제 중 한 명이 무사히 퇴원해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첫째도 건강하지만 스스로 먹는 힘이 조금 부족해 2~3주가량 더 병원에서 지내다 퇴원하기로 했다. 의료진의 헌신적 노력으로 생존 가능성이 희박했던 ‘이른 쌍둥이’가 모두 생존하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23일 세종충남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3월4일 쌍둥이를 임신 중이던 A씨가 양수가 터진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이송 이틀 만에 쌍둥이 형제를 출산했다. 임신 22주 3일째 되는 날이었다.
아기들의 몸무게는 각각 400g으로, 만삭아의 10분의 1 수준인 ‘초극소’ 저체중 이른둥이였다. 국제 질병 분류상 생존 출산 시기는 임신 22주부터다. 하지만 실제 생존 가능성은 체중이 500g 이상일 때부터 의미있게 나타난다. 실제 생존 가능성은 임신 24주 미만의 미숙아가 20% 전후에 불과하고, 쌍둥이의 생존 가능성은 그보다도 더 희박해 통계조차 없다.
쌍둥이 형제는 출생 직후 탯줄을 자르자마자 기관 삽관 등의 소생술을 받았고, 인공호흡기로 호흡을 유지했다.
쌍둥이 아버지인 김기현 씨는 아이들이 태어나고 "가망이 없다는 말을 듣고 이름이라도 있어야겠다 싶어 태어난 다음 날 바로 출생신고를 했다"고 했다. 강하게 자라라는 의미로 '굳셀 강(强)'자를 넣어 강우, 강민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출산 직후부터 쌍둥이 형제는 매일이 고비였다. 산모 옆에서 기관삽관 등의 소생술을 받았고 인공호흡기로 간신히 호흡을 유지했다. 첫째 아이는 괴사성 장염에 따른 장천공으로 1kg 미만의 체중에서 위험한 수술을 견뎌야 했다. 또 둘째 아이는 생후 이틀 만에 기흉이 발생해 작은 가슴에 흉관을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다.
이후에도 숱한 위기가 따라왔으나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과 부모의 간절한 바람으로 쌍둥이 형제는 차츰 회복됐다. 지난 6월엔 병원에서 의료진과 함께 100일 잔치도 했다.
현재 형제는 출생 당시 체중의 10배인 4kg을 넘긴 상태다. 우려했던 중증 뇌출혈이나 심각한 신경계 합병증 없이 건강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날 첫째 아이가 의료진의 박수를 받으며 퇴원했고, 둘째 아이도 조만간 퇴원한다.
병원 측은 국내에서 가장 어리고 가장 작게 태어난 쌍둥이 형제가 건강을 되찾은 사례라며 기뻐했다.
이병국 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장은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과 신생아 중환자실, 소아외과 등 필수 의료 분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며 "생존을 위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른둥이와 그 가족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지원과 노력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