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티켓) 가격 좀 내려주세요.”
최근 배우 최민식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꺼낸 이 한마디를 두고 영화 관람료를 둘러싼 논란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는 “요즘 영화 티켓 가격이 1만 5000원인데 그 가격이면 앉아서 스트리밍 서비스 여러 개를 보지 발품 팔아 가겠냐”며 “팝콘까지 먹으면 부담스러워서 저라도 안 간다”고도 했다.
영화계에서 비중 있는 ‘천만 배우’ 최민식의 발언인 만큼 바로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고 “비싼 게 사실”이라는 의견과 “물가 자체가 많이 올랐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후 교수와 정치인까지 논쟁에 뛰어들었다. 이병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공학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민식의 발언은 그냥 무지한 소리”라며 “코로나19 당시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던 영화관에 기부라도 했느냐”고 쏘아붙였다. 극장사업자의 수익 구조를 설명한 이 교수는 최민식의 발언이 ‘그저 남의 돈으로 인심 쓰겠다’는 주장이라고까지 했다.
그러자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가세했다. 최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영화 소비자로서 최민식 배우의 ‘표값 인하’ 발언을 매우 환영한다”며 “‘갑툭튀’ KAIST 이 모 교수 지적에 부동의한다”고 적으면서 최민식의 발언에 지지를 표했다.
이번 논쟁을 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유독 영화가 공격을 받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배우가 나서서 영화 관람료를 내리라고 하는 게 낯설게 보인다.
물가 고공 행진 속에 오르지 않은 게 없다. 당연히 영화 티켓값도 올랐다. 그럼에도 영화는 억울해 보인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결정되는 ‘완전한 시장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은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영화가 많이 개봉을 하면 티켓 가격이 하락하는 것도 아니고 개봉 편수가 줄어도 관람료가 올라가지도 않는다. 티켓 가격은 극장과 소비자뿐 아니라 제작사와 배급사 등 다양한 주체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있는 복잡한 문제다.
결국 논쟁이 가열되면서 CGV는 26~29일까지 나흘간 영화를 ‘반값’에 볼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한다. 며칠이라고는 하지만 “극장 가격을 내려서 관객이 많이 들면 극장도 이익”이라는 최민식의 주장이 맞는지 관객 추이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