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는 24일 출시 1년을 맞았다. 하이퍼클로바X는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정조준하며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시동을 걸었다. 아울러 네이버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검색·커머스·광고·웹툰 등 서비스 전반에 탑재됐다.
25일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은 1246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한 수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인텔 AI칩 관련 프로젝트와 뉴로클라우드 매출이 반영됐고 라인웍스의 유료 ID 수가 확대됐다”며 “작년 11월 시작된 하이퍼클로바X가 탑재된 뉴로클라우드의 납품이 2분기에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와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2월부터 이달 24일까지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업무협약(MOU) 총 65건을 체결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기업간거래(B2B) 클라우드 솔루션 클로바 스튜디오를 2000개 이상의 기업과 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클로바 스튜디오는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네이버의 초거대 AI에 결합해 AI 기반의 특화된 서비스를 손쉽게 개발할 수 있는 도구다. 대표 고객사는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한국수력원자원, HD현대(267250), 쏘카(403550) 등이다.
네이버의 주력 제품은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뉴로클라우드’다.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내부에 직접 설치하는 구축형 서비스로 보안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보안 침해·유출에 대한 우려 없이 기업이 자체적으로 안전하게 대규모 언어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생성형 AI에서의 추가적인 레퍼런스 확보를 위해 금융권을 대상으로 하이퍼클로바X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활용 상품 또한 제공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는 자사 검색·커머스·광고·웹툰 등 서비스 전반에 하이퍼클로바X를 탑재됐다. 플랫폼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CUE:)도 운영하고 있다. ‘큐:’는 복합적인 의도가 포함된 긴 질의를 이해하고 검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이후 답변 생성에 필요한 신뢰도 있는 최신 정보를 활용해 입체적인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또 검색을 중심으로 네이버 서비스들과의 연계된다. 네이버는 연내 모바일 환경에서도 ‘큐:’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복합정보처리(멀티모달) 기술도 제공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광고 상품을 고도화하고 있다. 올해 초 하이퍼클로바X와 광고를 접목한 ‘클로바 포 애드(Clova for AD)’의 첫 상품인 브랜드챗을 나이키와 선보였다. 브랜드챗은 하이퍼클로바X 기반으로 광고주의 데이터를 학습한 챗봇이다. 이용자는 브랜드챗과 소통하며 해당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과내전을 예방할 수 있는 러닝화에 대해 질의할 경우 제품 관련 정보를 답변으로 제공하고, 구매 링크도 함께 제공하는 식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웹툰의 서비스에도 접목됐다. 웹툰 속 캐릭터나 작가와 대화할 수 있는 챗봇 서비스 ‘캐릭터챗’이 대표적이다.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이 서비스는 웹툰 '마음의 소리' 조석 작가나 기상호(가비지타임), 출출이(유미의 세포들) 등 웹툰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다.
하이퍼클로바X는 업무용 협업툴 네이버웍스의 서비스 전반에도 적용됐다. 하이퍼클로바X 기반으로 △메일 요약 △안 읽은 메시지 요약 △메일 프롬프트 작성 등 다양한 AI 기능을 지원한다. 메일 프롬프트 기능을 사용해 맞춤법 검사를 할 수 있고, 문체를 정중하거나 친근하게 변경해서 메일을 작성할 수 있다. '답장 항목 추천' 기능을 활용하면 받은 메일을 분석해 답장할 사항을 추천해 준다.
하이퍼클로바X는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4월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화 모델인 ‘대시’(HCX-DASH)를 출시했다. 대시는 하이퍼클로바X의 기존 모델 대비 5분의 1 수준의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효율적인 컴퓨팅 자원 활용을 기반으로 속도 또한 개선됐다
이달 27일 클로바X는 시각 정보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복합정보처리) AI로 진화한다. 사용자들은 이번 업데이트로 클로바X 대화창에 올린 이미지에서 추출된 정보와 입력한 질의를 바탕으로 AI와 대화할 수 있다. 클로바X는 사진 속 현상을 묘사하거나 상황을 추론하는 등 다양한 지시를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클로바X가 이미지나 그림 형식으로 된 표, 그래프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추후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할 예정이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거대언어모델로 출발한 하이퍼클로바X는 이미지 이해 능력을 더한 거대시각언어모델, 나아가 음성 멀티모달 언어모델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