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중국에 거점을 두고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행각을 벌인 범죄조직 29명을 중국 공안부와 공조를 통해 검거했다.
25일 경찰청은 보이스피싱 사기 총책 A 씨와 B 씨, 주요 조직원 C 씨와 D 씨 등 총 4명을 지난 22일과 23일 양일에 걸쳐 국내로 강제송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파’로 불리는 범죄단체의 조직원들로, 지난 2017년부터 중국 항저우 등지에서 검찰청·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을 사칭해 피해자 1923명으로부터 1511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단일 전화금융사기 조직 중 피해금 기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A 씨와 B 씨는 최근 중국 다롄으로 거점을 옮겨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해왔다. C 씨는 검사 역할을 연기하고, 실제 검사의 사진을 입힌 가짜 공무원증, 구속영장 등을 피해자에게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D 씨는 2019년 보이스피싱 콜센터 상담원으로 활동했으며, 피해금을 돌려달라고 호소한 피해자를 조롱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하는 등 죄질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경찰청은 지난 2020년부터 인터폴 적색수배된 이들을 지속해서 추적해왔으며, 지난 2022년 해당 조직의 중국 내 소재지를 파악해 경찰청에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청 또한 중국 공안부에 추적 단서를 공유하며 협의를 이어왔다.
그 결과 지난해 4월께 중국 항저우에서 해당 범죄단체 조직원 8명이 검거된 것을 시작으로, 같은해 11월까지 조직원 총 11명이 한국으로 송환됐다.
이후 중국 공안부는 A 씨 등 잔존 조직원들에 대한 추적을 이어왔으며, 지난 3월 중순께 이들이 거주하고 있는 다롄시 내 은신처를 발견, 한국인 조직원 총 29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검거 소식을 접한 경찰청은 대한민국 대사관과 주선양 대한민국 총영사관 다롄출장소와 긴밀히 협의해 중국 공안부와 다롄 공안과 피의자 29명에 대한 신병처리 방향을 협의했다. 그 결과 중국 내에서 형사 절차가 진행된 피의자 등을 제외한 18명에 대해 강제추방이 결정됐으며, 경찰청은 A 씨 등에 대해 호송팀을 파견, 이들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송환해왔다.
경찰은 나머지 피의자 14명에 대해서도 중국 공안부와 협의해 신속히 송환을 추진하는 한편, 향후 한일중 경찰협력회의 및 고위급 교류 등을 통해 양국 간 치안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송환은 범죄자들이 수사기관의 추적과 검거를 피하고자 국외에서 범행하더라도, 해외 현지 경찰과의 긴밀한 공조로 반드시 검거된다고 인식하게 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