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없는데 매물만 쌓여…상가 경매 11년반 만에 최다

지난달 2294건…한달새 10% 늘어
고금리·공급과잉 등 수익성 하락에
낙찰률 20% 그쳐…매물적체 심화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 연합뉴스


채무를 버티지 못해 경매에 나오는 상가가 2년째 증가하고 있지만 낙찰 희망 수요 부족으로 매물 적체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25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상가 경매 건수는 총 2294건으로, 6월(2083건) 대비 10.1% 늘었다. 지난해 같은 달(1059건)과 비교하면 116% 급증한 규모이며 2013년 1월(2512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월별 상가 경매 건수는 2022년까지만 해도 1000건을 밑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매물이 늘면서 지난해 4월(1091건) 1000건을 넘어섰고 지난 6월에는 2000건을 넘기는 등 2년째 급격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 악화 등으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이 늘면서 경매 시장에 신규로 나오는 상가 매물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고금리와 임대료 하락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상가를 낙찰받으려는 수요는 감소하고 있다. 올 들어 계속 20%를 밑돌던 낙찰률은 지난 6월 15.6%까지 떨어졌다가 7월 20%로 다소 상승했지만 여전히 저조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경매에 나오는 물건 10건 중 8건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여러 차례 유찰되면서 가격이 떨어진 물건이 많아지면서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도 저조하다. 전국 상가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50%대에 머물고 있다. 7월 낙찰가율은 59.3%에 그쳤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상가 경매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서울에서 진행된 상가 경매는 총 286건으로 1년 전(106건)의 3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면서 2015년 2월(293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경기 지역 상가 경매는 총 487건으로 2015년 3월(585건) 이후 가장 많았다. 서울 지역 상가 낙찰률은 22%, 낙찰가율은 77.1%였고, 경기 지역 낙찰률은 17%, 낙찰가율은 60%에 그쳤다.


지방의 경우 공급과잉으로 공실이 늘면서 오랜 기간 임차인을 찾지 못한 상가가 경매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상가 임대시장의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고 경매 신규 신청 건수도 계속 늘고 있어 매물 적체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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