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발생해 7명의 사망자가 나온 경기 부천시 소재의 한 호텔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호텔 업주 등 2명을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26일 경기남부경찰청 부천 호텔 화재 수사본부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고 있는 호텔 업주 40대 A 씨와 명의상 업주 40대 B 씨 등 2명을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고 밝혔다.
화재 원인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경찰은 현재까지 사고 생존자와 목격자, 직원 등 15명에 대해 참고인 조사 또한 진행했다.
화재는 22일 오후 7시 34분께 처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발화 장소는 해당 호텔 810호 객실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화재 발생 전 호텔 투숙객 1명이 810호 객실에 들어갔다가 “타는 냄새가 난다”며 호텔 측에 객실 교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는 오후 10시 26분께 진압됐지만 사망 7명(남성 4명·여성 3명), 중상 3명, 경상 9명 등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2003년에 준공된 해당 호텔 내부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는데 이로 인해 사망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프링클러는 2017년부터 6층 이상 규모의 건물에 층마다 설치하도록 의무화돼 있지만 설치 의무가 소급 적용되지는 않는다.
호텔 7층의 한 객실에서 구조를 요청하던 남녀 투숙객 2명이 호텔 외부 1층에 설치된 소방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에 매뉴얼 없이 에어매트를 설치·운영해오던 소방청은 에어매트 통합 매뉴얼을 제작해 일선 현장에 배포하기로 했다.
일각에서 소방의 에어매트 교육이 부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각 지역 소방서 등은 부랴부랴 에어매트 설치 및 전개 훈련 진행에 나섰다. 이날 대구 서구 평리동 대구소방교육대에서는 119특수대응단 구조대 대원들이 10층용 에어매트에 공기를 주입해 건물 3층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훈련을 실시했다. 같은 날 수원시 권선구 수원남부119안전센터에서도 에어매트 전개 훈련이 진행됐다.
앞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사망자 7명에 대한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부검 결과 사망자 중 5명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나머지 2명은 추락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구두소견을 전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