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기존 이사진들의 가처분 소송을 인용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 주도의 차기 이사진 임명에 제동이 걸렸다. 방통회가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 만료에 맞춰 추진했던 이사회 재구성 작업이 수개월 이상 미뤄지면서 MBC 경영진 교체도 당분간 어렵게 됐다.
서울행정법원은 26일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김기중·박선아 이사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새 이사 임명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방문진 새 이사진의 취임은 불가능하다.
방통위는 7월부터 임기 만료 예정인 방문진 이사 6명에 대한 신규 선임 절차를 시작했다.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이 방문진 이사 선임 계획을 의결한 후 자진 사임했고 공을 넘겨받은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취임 당일인 지난달 31일 전체회의를 열어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 방문진 신임 이사로는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심위 방송자문 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임무영 변호사, 허익범 변호사 등 6명이 선임됐고 이들의 취임일은 이달 13일이었다.
이번 법원의 판결로 인해 새 이사진의 취임 시기는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수개월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존 야권 추천 인사가 우위를 점하는 방문진 이사회 구성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문진 이사회 재구성을 통해 추진하려던 안형준 MBC 사장에 대한 해임과 경영진 교체 계획도 뒤로 밀렸다. 방통위는 법원 판결에 불복하고 항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