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두산그룹의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에 대한 2차 정정을 요구하면서 의사결정 과정과 내용, 분할신설부문의 수익가치 산정 근거 등이 미흡하다고 구체적인 사유를 언급했다. 금감원 정정 요구에 따라 두산 합병 일정에도 영향이 생길 수밖에 없는 만큼 향후 일정 등을 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26일 금감원은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포괄적교환·이전에 대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2차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요구사항에 대한 보완이 미흡한 부분을 확인해 이번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통해 주주들의 투자 판단을 위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도록 보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먼저 합병 추진 의사결정 배경과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구조개편 관련 회사의 의사결정과 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될 필요가 있는 만큼 구조개편을 논의한 시점과 검토 내역, 그간의 진행 과정, 거래시점 결정 경위, 구체적인 시너지 효과 등을 기재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그러면서 두산에너빌리티 인적분할을 통해 두산밥캣 지분을 가지게 되는 분할신설부문의 수익가치 산정 근거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분할신설부문의 수익가치는 관련 규정에 따라 일반적으로 공정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모형을 준수해야 한다. 금감원은 현금흐름할인법, 배당할인법 등 미래 수익에 발생하는 효익에 기반한 모형을 적용해 기존 기준시가를 적용한 평가방법과 비교할 것을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금감원은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자본시장법상 투자자 보호를 위해 증권의 모집·매출시 발행인에게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부과하는데 중요사항의 기재가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산그룹이 이달 16일 제출한 증권신고서는 정정요구일로부터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이에 새로운 정정신고서가 제출된 경우 그날부터 수리돼 투자자가 투자 판단에 참고할 수 있도록 증권신고서 효력이 재가산된다. 9월 25일로 예정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 등 3사의 주주총회 일정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회사가 정정신고서 제출 시 앞에서 언급한 정정요구 사항이 충실히 반영됐는지 면밀히 심사할 계획”이라며 “투자자들은 이번 요구에 따라 증권신고서의 기재 내용과 향후 일정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