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시가 시민 건강과 협의 부족을 이유로 동서울변전소 증설 사업을 일방적으로 취소했지만 국내 변전소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국제 기준치의 0.6%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변전소보다 헤어드라이기나 전자레인지 같은 일상생활에서 노출되는 전자파가 더 높다는 것이다.
26일 한국전력공사가 국내 150개 변전소를 대상으로 전자파 노출량을 조사해 한국전기학회에 게재한 ‘국내 변전소 형태에 따른 전자파 노출량 측정 및 분석’ 논문에 따르면 345㎸와 154㎸ 변전소의 평균 전자파 노출량은 국제 기준인 83.3μT(마이크로테슬라)의 0.04~0.81%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연구는 한전 전력연구원과 송변전건설처 소속 직원들이 변전소 외부 울타리 주변 측정치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구체적으로 △345㎸ 옥외 노출형 0.6% △345㎸ 옥내 가스절연개폐장치(GIS) 0.3% △154㎸ 옥외 노출형 0.26% △154㎸ 지하 GIS 0.04% 등이다. 하남시 동서울변전소는 345㎸를 옥내화하면서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환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HVDC는 직류라 전자파가 없고 옥내화로 기존 전자파는 반감될 수 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변전소는 전기 설비 안전 기준을 만족하도록 설계돼 있어 사실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전자파를 이유로 반대한다는 것은 사실에 부응한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에 따른 ‘세슘 우럭’이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같은 근거 없는 괴담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대·재생산되면서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경제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동서울변전소만 해도 허가 취소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수도권 전력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대통령실도 최근 정치권의 근거 없는 괴담이 난무하는 상황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광우병·사드·후쿠시마에 이어 이제는 독도 지우기, 계엄령 준비설까지 야당은 괴담 아니고서는 존재 이유가 없는 것이냐”며 “근거 없는 선동을 했다면 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