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화장실서 손바닥만한 아기 손에 쥐고 있던 산모 결국…

中간호사, 기내서 침착한 대응으로 25주 조산아 생명 구해
심폐소생술로 살려…항공기는 응급실 이송 위해 비상착륙

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중국의 한 간호사가 비행기 안에서 침착하고 신속한 대응을 해 조산아의 생명을 구한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하이난(海南)성 인민병원 산부인과에서 일하는 천산산(陳珊珊) 간호사는 지난 3일 베이징행 남방항공 항공기에 타고 있다가 응급의료 지원을 요청하는 승무원들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었다.


급히 달려간 천 간호사는 기내 화장실에서 한 산모가 손바닥 크기의 아기를 손에 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신생아는 태아막에 둘러싸인 채였다.


산모는 임신 25주 차로 4살짜리 딸과 함께 베이징으로 남편을 만나러 가던 중에 기내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은 것이다.


천 간호사는 기내에 함께 타고 있던 같은 병원 의사 2명 도움을 받아 장갑을 끼고 태아막을 떼어내 아기가 숨 쉴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아기가 울지도 않고 맥박도 뛰지 않자 그는 승무원들에게 아기 체온 유지를 위해 따뜻한 물주머니를 부탁했고 응급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한참 뒤에 다행히 아기는 호흡이 돌아오고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의사들도 있었지만, 산부인과를 전문으로 하는 천 간호사가 응급조치를 주도했다고 한다.


항공기 기장도 아기와 산모 안전을 위해 남부 후난(湖南)성 창사에 비상 착륙했다.


천 간호사는 비상착륙 후에도 아기가 병원으로 이송될 때까지 약 90분간 흉부 압박을 계속했다.


그는 "아기가 응급실로 옮겨지는 것을 보고서야 팔이 마비가 된 걸 깨달았다"고 긴박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아기 아빠인 쑨(孫)모씨는 천 간호사에게 보낸 영상 편지에서 "중요한 순간에 거기에 있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어날 당시 820g에 불과했던 체중이 입원한 2주간 50g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진 이아기에게 쑨씨는 "평생 평안하라"는 의미로 이안(奕安)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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