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한국식으로 공시지가 책정한다

코이카 디지털정부 ODA 결실
베트남, 법 개정 거쳐 8월부터 시행
토지 합리적 보상 가능…외국인 투자도 기대
"지방 확산도 협조를" 베트남 정부 요청

최영삼(오른쪽) 주베트남 대사가 지난 6일 하노이 한국대사관에서 다오 쭝 칭 베트남 자원환경부 국장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트남이 한국의 공시지가 산정체계를 도입한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의 디지털정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ODA를 매개로 한 한국과 베트남과의 협력 관계도 심화하고 있다.


27일 코이카, 베트남 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18일 베트남 토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베트남 토지의 사용료와 임대료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토지가격 산정제도를 한국의 공시지가 산정체계와 동일한 ‘표준지 기반 지가 산정 방식’으로 실행한다는 내용이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이 법을 시행했다.


베트남에서는 국가가 토지를 소유하지만 개인의 토지 사용권을 인정하고 이를 거래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그리고 도로, 공원 등 공공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한 경우 보상을 통해 토지 사용권을 회수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해당지역 인민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책정한 토지종류별 가격 기준표와 시장에서 거래되는 토지 사용권 가격과의 차이가 커서 시장에서의 토지사용권 거래는 물론, 공공사업 보상 과정에서도 협의가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 관련 민원도 많이 제기됐고, 외국인투자자의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이에 코이카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베트남 지가산정 역량 강화 및 지가 정보 시스템 개선 사업을 디지털정부 ODA 프로그램으로 추진했다. 이번 건은 이 프로그램의 결실이라는 평가다. 이번 베트남 정부의 정책으로 베트남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이 시장 가격을 고려한 표준지 가격이 공시된다.


베트남 자원환경부 관계자는 “토지가격 산정제도 개편을 통해 합리적인 보상평가는 물론 토지사용 수수료와 토지 임대료의 결정 등에도 활용할 예정”이라며 “외국인 투자자에게 합리적인 토지사용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외국인 투자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또 “전국 지방정부에 표준지 기반 지가정보시스템을 확산시키고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 한국 정부와 코이카에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다오 쭝 칭 베트남 자원환경부 국장은 지난 6일 하노이에 있는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을 찾아 이번 사업에 대해 사의를 표하고 후속 연계사업으로 베트남 내 63개 지방정부 확산사업에 대한 협조 요청이 담긴 베트남 정부의 공식 서한을 최영삼 주베트남 대사에 전달했다. 그는 지난 16일에는 이병화 코이카 베트남사무소장도 찾아가 같은 취지의 서한을 전달했다.



베트남 지가정보시스템(VietLIS)의 토지정보 및 가격도면 조회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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