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이어 '오공'까지…'中 게임' 흥행 비결은?

'오공' 사흘만에 1000만부 판매
2020년 출시한 서브컬처 '원신'
앱스토어 매출 50억 달러 넘어
"中 마케팅 공세로 영향력 키워
K게임 세액공제 등 진흥책 필요"


중국 최초의 트리플A급 게임 ‘검은 신화:오공’(오공)의 돌풍이 거세지고 있다. ‘오공’은 글로벌 시장에서 사흘만에 1000만 부 판매되면서 기록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게임사가 그간 축적한 개발력과 마케팅 공세를 앞세워 모바일 중심의 서브컬처뿐 아니라 PC·콘솔 플랫폼에서도 흥행작을 내놓으며 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다는 평가다.


2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이달 20일 출시된 ‘오공’은 23일 기준 판매량 1000만 부를 돌파했다. ‘오공’은 중국 고전 ‘서유기’ 속 손오공이 근두운을 타고 다니며 요괴와 전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PC 뿐만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5 등 콘솔 플랫폼으로도 즐길 수 있다. 업계는 중국 내수 시장 판매량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감안해도 양호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공’은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싱글플레이 게임 중 사상 처음으로 동시 접속자 242만 명을 돌파했다. 멀티 플레이 게임까지 포함하면 크래프톤(259960)의 ‘펍지(PUBG): 배틀 그라운드’에 이어 2위다. 골드만삭스는 ‘오공’의 판매량이 2000만 부를 넘어 매출액 50억 위안(약 9340억 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게임사는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지위를 공고하게 다지고 있다. 지난달 4일 ‘원신’ 개발사 중국 호요버스가 내놓은 서브컬처풍의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젠레스 존 제로’(ZZZ)도 출시 초반 주목을 받고 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ZZZ는 지난달 전세계에서 매출이 가장 많이 성장한 모바일 게임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중국 게임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는 배경으로는 급성장한 기획·개발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공은 생생한 그래픽과 몰입감 있는 스토리 등으로 매력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강신진 홍익대 게임학부 교수는 “기존 중국 게임사는 ‘카피캣’(모방꾼)으로 불렸던 상황이 바뀌었다"며 "'오공'은 중국의 발전한 개발력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출시된 오픈월드 RPG 원신도 대표 사례다. 올해 2월 모바일 플랫폼에서 매출 50억 달러(약 6조 6275억 원)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출시 후 약 40개월 만이다. 이 게임은 매력적인 콘텐츠와 이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그래픽과 개성있는 캐릭터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구현이 까다로운 모바일·PC·콘솔 등 멀티 플랫폼을 지원할 정도로 기술력을 과시했다. 넷이즈게임즈가 지난달 10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오픈월드 서바이벌 MMORPG ‘원스 휴먼’도 오픈월드와 슈팅이 결합된 장르에서 개발 경쟁력을 입증했다.


중국 게임사는 거대한 내수 시장에서 기회를 잡으며 성장하고 있다. 중국음악영상디지털출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국내 게임시장 매출액은 1472억 6700만 위안(약 27조 42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했다. 반년 간의 매출액이 지난해 국내 게임 시장 규모 추정치(19조 7900억 원) 보다 1.4배 크다.


중국 게임사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점도 흥행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4월과 6월 한국 앱 마켓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한 ‘라스트 워: 서바이벌’은 신동엽, 주현영 등 인기 연예인을 모델로 유튜브 등에서 광고를 진행하며 이용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8월 2주(12~18일) 국내 앱 마켓 매출 3위에 오른 'AFK: 새로운 여정' 개발사인 릴리스 게임즈는 '인플루언서 초청회'를 개최하고 G식백과 채널로 이름을 알린 유튜버 '김성회' 등 인기 게임 창작자를 초청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사들이 높은 게임성과 막대한 마케팅 비용, 풍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입지가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면서 "규제를 완화하고 게임 산업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등 진흥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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