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기간 단축' 이커머스 규제 예고에…벤처업계 "중소업체 고사 우려"

"일일정산·송금에 따른 비용부담 급증"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 피해자들이 25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검은 우산 집회를 열고 피해자 구제 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추진되고 있는 정부의 이커머스 사업 규제 움직임에 대해 벤처업계가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27일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로 구성된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최근 티몬·위메프 사태로 촉발된 정부의 이커머스 사업자에 대한 획일적 규제 논의 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는 대규모 유통업자에 비해 단축된 정산기한 규정을 도입하고 이커머스와 PG사의 '판매대금 예치·신탁·지급보증보험 의무 규정'을 신설하겠다고 예고했다.


협의회는 "금번 사태의 본질적 원인은 티몬, 위메프의 무리한 경영과 정산대금을 관리하는 PG사, 에스크로 사업자의 전자금융감독규정 위반 등에 있다"며 이커머스 업계 전반의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획일적이고 과도한 규제가 도입될 경우 이커머스 업계에 또 다른 문제를 연쇄적으로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협의회는 기업의 현금유동성이 악화돼 관련 산업을 위축시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과도한 정산기간 단축은 다양한 정산방식 제공을 어렵게 해 일일정산 및 송금에 따른 비용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며 "다양한 방법으로 확보한 유동성은 소비자에게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재투자로 이어진다. 획일적이고 과도한 정산주기 단축은 자금을 관리 및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한해 결과적으로 시장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판매대금 예치·신탁·지급보증보험 의무 규정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협의회는 "판매대금의 전부 또는 과도한 비율로 제3기관에 예치·신탁을 강제하게 되면 오픈마켓을 유지하는 벤처·스타트업을 포함한 업계 전반의 현금 유동성은 급격히 악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C커머스 사업자들의 국내 시장 진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들의 사업환경을 악화시켜 제 2의 티메프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기업들은 규제가 생기면 '팔, 다리가 모두 잘린 채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꼴'이라며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협의회는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의 경영지도기준을 준수하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적절한 제재수단 마련 등 현 제도 내에서 집행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새로운 규제의 도입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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