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퀄컴에 차량용 반도체를 납품한다. 고성장이 예견되는 전장 분야에서 대형 고객사를 확보한 만큼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도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7일 퀄컴의 프리미엄 차량용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솔루션에 탑재되는 차량용 메모리 LPDDR4X에 대한 인증을 획득하며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품질 기준인 ‘AEC-Q100’을 충족한 LPDDR4X는 영하 40도에서 영상 105도까지의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한다. 차량용 제품은 강한 충격, 큰 온도 변화 등에도 품질을 유지해야 해 모바일·정보기술(IT)용 제품보다 품질 기준이 까다롭다. AEC-Q100은 자동차전자부품협회에서 자동차에 공급되는 전자 부품에 대한 신뢰성 평가 절차를 규정한 문서로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기준이다.
퀄컴을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전장 1위를 향한 삼성의 추격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기관 IHS에 따르면 전장용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2%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마이크론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LPDDR4X에 이어 차세대 제품인 LPDDR5도 올해 안에 양산해 퀄컴에 공급할 예정이다.
전장은 메모리 업계의 차세대 시장으로 꼽힌다. 도입률이 높은 전기차는 반도체 칩이 1000개, 완전 자율주행차는 2000개까지 탑재된다. 200~300개가 들어가는 내연차 대비 최대 10배나 많이 들어가는 셈이다. 전 세계 차량용 D램 시장 규모는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16%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조현덕 삼성전자 상무는 “고객에 최적화된 차량용 D램 및 낸드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며 “퀄컴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