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27일 압도적인 찬성으로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매출 88조 원, 자산 100조 원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SK E&S와의 합병 계약 체결 승인 안건이 참석 주주 85.76%의 찬성률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SK E&S도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양사 합병안을 승인했다.
앞서 SK그룹은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 차원에서 에너지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알짜' 비상장사인 SK E&S의 합병을 추진해 왔다. 양사의 합병으로 토털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해 오는 2030년까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약 2조 2000억 원 수준의 추가 수익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030년 기준 전체 EBITDA 20조 원 이상 달성이 목표다.
다만 아직 합병까지는 한 가지 변수가 남아있다. 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이 행사할 주식매수청권 규모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공시한 매수 예정가격은 11만 1943원으로, 전날 종가(10만 6500원)보다 5000원가량 높다. 향후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차익 실현을 위한 물량이 쏟아질 수도 있다.
시장에서는 합병 반대 의사를 표명한 국민연금이 보유주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국민연금은 SK이노베이션 지분을 6.28% 보유한 2대 주주로, 지분 가치는 약 6817억 원이다. 국민연금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준비한 총 8000억 원의 매수금 중 85.21%를 할애해야 한다.
다만 SK는 내부적으로 1조 원 안팎의 비용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 관계자는 "매년 1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를 합병하는 만큼 당장의 주가를 놓고 차익을 실현하려는 물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회사에서도 이번 합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만큼 설사 한도를 일부 초과한다고 해도 합병을 무산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