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회사)과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말레이시아에 소셜네트워크서미스(SNS) 사업 허가제 전환을 중단하라고 입을 모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 시간) 구글·메타·아마존·X(옛 트위터) 등이 포함된 아시아인터넷연합(AIC)이 전날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SNS 사업 허가제 전환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잘 작동될 수 없는 데다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줘 혁신을 억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C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계획이 공식적인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점을 들어 “업계의 불확실성을 높인다”고 지적한 데 이어 “지속적인 투자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달 자국 등록 사용자가 800만 명 이상인 SNS 플랫폼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허가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방송통신멀티미디어위원회(MCMC)는 “새로운 규제가 온라인 사기와 사이버 괴롭힘, 아동 대상 성범죄 증가 등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행일인 2025년 1월 1일 이전까지 허가를 취득하지 못할 경우 법적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빅테크 업계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시민단체들 역시 “SNS 사업 허가제 전환은 노골적인 권력 남용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2022년 11월 출범한 현 말레이시아 정부는 인종·종교적 갈등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빅테크들에 대한 콘텐츠 검열 압박을 키우고 있다. 이달 초에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암살을 규탄하는 이브라힘 총리의 게시물이 삭제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말레이시아 정부가 강력한 규탄과 함께 해명을 요구하자 메타 측은 “운용상 오류였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SNS 사업 허가제 전환 외에도 온라인 유해 콘텐츠 즉각 삭제 제도의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