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시장에서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이 27일 발표한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5.27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12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가격 격차를 나타낸다. 이번 달 서울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5억7759만원으로, 하위 20% 평균 4억8873만원의 5.27배에 달했다.

서울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2022년 11월 4.53에서 꾸준히 상승해 올해 7월 5.16으로 기존 최고치(2018년 4월 5.08)를 경신했고 8월에는 5.27로 더욱 확대됐다.

지난 1년간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7% 상승한 반면 하위 20%는 3.2% 하락해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당 매매가격 기준으로도 격차는 뚜렷하다. 8월 서울 상위 20% 아파트의 ㎡당 평균 매매가격은 2696만원, 하위 20%는 760만7000원으로, ㎡당 가격 5분위 배율은 3.54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8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10.67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역시 7.15로 2013년 4월 이래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격차 심화의 원인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과 함께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소득 양극화,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 등을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