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범죄’ 확산에 떠는 맘카페… “SNS에 딸 사진 내려라”

경찰, 텔레그램 대화방 내사 착수
각 지역·학교별로 대화방 세분화
SNS, 카카오톡 프로필 등 활용해
피해 지역·학교 추정 명단 돌기도
경찰, 7개월간 딥페이크 집중단속

텔레그램 단체대화방 딥페이크 관련 대화. 독자 제공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해 지인의 사진을 음란물에 합성하는 ‘딥페이크 성범죄’가 전국 각 지역의 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피해 학교 명단 등이 올라오자 지역 맘카페를 중심으로 SNS에서 자녀 사진을 삭제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음란 영상이나 사진 등을 여성의 얼굴에 합성한 뒤 이를 유포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텔레그램 채널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서울 1374개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교사, 학부모 78만 명을 대상으로 긴급 스쿨벨을 발령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성착취·지인능욕 혐의를 받는 올해 7월 말까지 14세 이상 청소년(촉법소년 미적용) 10명을 검거한 바 있다.


최근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유포를 위해 생성된 텔레그램 대화방이 대규모로 발견되고, 채팅방 접속 인원이 수십만 명 이상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해당 텔레그램 대화방은 각 지역과 학교별로 세분화 돼 있다. 대화방 참가자들은 서로 같이 아는 여성, 일명 ‘겹지인’의 사진을 공유한 뒤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음란물을 제작하고 이를 유포하는 방식으로 성희롱을 저지르고 있다.


이들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등을 무단으로 활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가해자들은 즉석 사진 매장에 붙여 놓은 사진과 졸업사진 등을 활용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 딥페이크 영상물 피해자가 소속된 지역과 학교 명단이 올라오는 등 지역 시민사회는 더욱 불안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해당 명단의 진위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명단은 빠르게 퍼지고 있다.


맘카페 등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SNS에 게시된 사진을 내려라”는 취지의 조언이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여학생을 자녀로 둔 어머님들은 가급적 아이 얼굴이 나온 사진을 SNS에 게시하지 말라”며 “자녀들에게도 SNS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다른 누리꾼은 “지인의 딸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모두 주의해야 한다”며 “성범죄의 타깃이 될 우려에 개인 SNS 활동도 마음 놓고 하지 못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각 지역 교육청은 각 학교에 예방교육 공문을 발송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부 학교 학생회 또한 학생 보호 차원에서 SNS 등에 개인 사진을 삭제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여성긴급전화 1366에서도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딥페이크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경찰도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27일 경찰청은 오는 28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특별 집중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156건이었던 허위영상물 등 범죄는 2022년 160건, 2023년 180건으로 늘어났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297건이 적발됐다.


특히 10대 청소년 범행의 증가세가 가팔라지는 추세다. 2021년 전체 피의자 수 대비 10대 피의자의 비율은 65.4%였지만, 지난해에는 75.8%까지 치솟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딥페이크 성범죄는 피해자의 인격을 말살하는 중대한 범죄이다. 이를 발본색원하여 국민의 불안감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국민의 적극적인 신고·제보를 당부드린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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