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6’이 다음달 9일(현지 시간) 공개된다. 자체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는 첫 제품으로, ‘갤럭시 AI’로 AI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005930)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례적으로 한국도 1차 출시 국가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하반기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간 판매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여기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삼성·애플 양강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애플은 아이폰16을 비롯한 신제품 공개 행사 개최 소식을 담은 미디어 초대장을 27일 발송했다. 초대장에는 음성비서 ‘시리’의 새로운 인터페이스(UI) 디자인을 암시하는 이미지와 ‘이제 새롭게 빛나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시리는 아이폰16에 처음 탑재될 차기 운영체제(OS) iOS18 업데이트를 통해 생성형 AI 비서로 고도화할 예정이다. 아이폰16은 이를 포함해 애플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들을 순차적으로 지원하는 첫 ‘AI 아이폰’으로 출시된다. 이번 행사에서 애플은 아이폰16을 비롯해 ‘애플워치10’과 ‘에어팟4’ 등 웨어러블 기기 신제품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아이폰 시리즈의 1차 출시국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콧대 높던 애플이 한국을 1차 출시국으로 재분류한 것은 핵심 시장이었던 중국의 부진으로 글로벌 점유율이 낮아진 데다, 고성능·프리미엄 제품 선호도가 높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본진’인 한국은 갤럭시 점유율이 약 70%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지만 젊은층에서는 아이폰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다. 갤럭시 AI를 중심으로 AI폰의 보급률 또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아 신제품의 AI 성능을 점검할 최적의 시장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외산폰의 무덤’으로 통하는 국내 시장에 진출 시도를 늘려가면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3위인 샤오미는 6월 쿠팡을 통해 국내 시장에 처음 진출한 후 최근 네이버 스토어에도 입점하면서 판로를 확대했다. 오포의 자회사인 리얼미 또한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함께 국내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얼미 측 관계자들이 국내 진출 방식을 검토하기 위해 다양한 한국 업체들과 만나고 있는 걸로 안다”며 “이르면 연내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7월 기준 69.8%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애플은 지난해 7월 31.5%에서 1년 새 24.6%로 위축됐지만 여전히 삼성과 양강 구도를 유지 중이다. 중국 제조사들의 경우 8개 사의 점유율 총합이 1%대에 불과하지만 명맥을 유지하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준프리미엄급 신제품을 하반기에 출시하고 점유율 수성에 나선다. 폴더블 신제품인 ‘갤럭시 Z폴더·플립6’의 견조한 판매 흐름에 더해 하반기 중 초박형 폴더블폰인 ‘갤럭시 Z폴드6 슬림’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합리적 가격대에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춘 ‘갤럭시S FE’ 시리즈의 신제품 출시도 임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