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주(막걸리)와 청주 등 술 제조에 쓰이는 국산 쌀 비중이 6년 내 최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국산 쌀 소비를 늘린다는 차원에서 전통주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나섰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주류 제조업체들의 국산 쌀 사용률은 전년보다 5.2%포인트 떨어진 40.3%에 그쳤다. 2016년(33.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류 소비가 늘면서 전체 주류의 쌀 사용량이 2021년 4만 8000톤에서 2022년 4만 9600톤으로 3.5% 증가했지만 국산 쌀 사용량은 8.2% 줄었다. 쌀 사용량의 72%를 차지하는 막걸리의 국산 쌀 사용량은 35.9%에 불과했다.
주류 업체들이 국산 쌀을 쓰지 않는 것은 수입 쌀이 싸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수입 쌀은 1㎏당 500원 수준으로, 정부가 비축한 가공용 국내산 쌀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는 전통주 인정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경기 이천시에 양조장이 있다면 전라도나 충청도에서 생산된 쌀을 사용할 경우 전통주로 인정받지 못한다. 정부는 주 원료 상위 3개를 인근 지역에서 조달해야 하는 조건을 ‘술 원료의 95% 이상을 인근 지역서 조달’로 바꾸거나 주 원료 중 1개만 지역에서 가져오면 전통주로 인정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벼 재배 면적은 전년보다 1.5% 감소한 69만 7700㏊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70만 ㏊ 밑으로 떨어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술 원료로 국산 쌀이 대량 소비되면 유의미한 소비 확대 효과 및 재원 절감, 쌀값 안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