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견주가 모두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펫 프렌들리 호텔로 불리고 싶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근 경북 경주시 키녹에서 만난 허태성(사진) 교원프라퍼티 호텔연수사업부문장은 이같이 말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에게 펫호텔은 강아지를 잠시 맡기는 공간에 지나지 않는다. 반려견과 함께 지낼 수 있는 펫 프렌들리 호텔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 객실의 일부에 그치고 반려견과 함께 다닐 수 있는 동선도 제한적이다. 이와 달리 키녹은 전 객실(34실)을 반려견과 함께 이용할 수 있게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동선, 이용 공간 등에서 반려견과 견주에게 제한이 없다. 허 부문장이 키녹이 펫 프렌들리 호텔로 불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키녹은 반려견과 견주가 불편함 없이 묵을 수 있게 회사가 고민을 거친 끝에 나온 결과물이었다. 대표적인 게 베이커리에 초콜릿이 들어간 빵이 없다는 점이다. 초콜릿은 반려견에게 구토·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어 ‘독’과 같다. 허 부문장은 “초콜릿이 없는 빵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 “부스러기라도 혹시 떨어져서 반려견이 먹고 탈이 날까 사람이 먹는 음식도 강아지에게 해롭지 않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반려견과 함께 호텔을 숙박하는 손님뿐만 아니라 단순히 시설을 이용하러 온 고객에게도 ‘펫패스’ 제출을 필수로 요구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펫패스는 반려동물 등록번호, 각종 예방 접종 여부 등을 기입하는 것으로 호텔에서 반려견과 견주가 안심하고 쉴 수 있게 도입됐다.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호텔 내 반려견 훈련사도 상주하도록 했다. 호텔 전 직원이 펫 매니저 자격증도 취득했다. 펫 프렌들리를 넘어서 반려견을 위한 호텔로 자리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허 부문장은 “2년여 전부터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기존의 반려견 관련 공간들을 다 돌아다녀 보며 차별화를 고민했다”며 “반려견주택연구소까지 찾아가 반려견과 함께 사는 집에 법적 기준을 도입한 일본의 사례를 참고했다”고 언급했다.
키녹은 기존에 있던 스위트호텔의 영업을 중단하고 8개월의 공사를 거쳐 반려견과 견주를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정식 오픈은 이달 31일부터다. 키녹이 성공적으로 반려견 시장에 안착되는 데 따라 교원그룹 차원의 반려견 관련 사업은 더 확대될 수 있다.
허 부문장은 “올해 초기 목표 객실 가동률은 70%인데 오픈 첫 달인 9월 예약률이 50%를 달성했다”며 “반려견 사업에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초기에 호텔 투숙이 바짝 나오는 걸로 그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