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파월’에 베팅…美 장기채 ETF 사들인 개미들 함박웃음

9월 금리인하 기정사실화 이후 국채금리 반락
“인하폭을 둘러싼 변동성 커져 추가 하락 가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뉴스

잭슨홀미팅 전 채권금리 하락에 베팅한 미국 장기국채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예측이 들어맞으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하 폭에 대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미 국채 금리가 추가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이달 19일부터 잭슨홀미팅 직전인 23일까지 ‘TIGER 미국30년국채프리미엄액티브(H) ETF’를 21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전체 ETF 중 5위 수준의 기록이다. 개인은 잭슨홀미팅을 마친 26~27일에도 206억 원어치를 추가로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도 적극적으로 사모았다. 이 ETF에는 지난주에만 91억 원의 순매수세가 유입됐으며 26~27일에도 73억 원의 개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ETF는 전날 기준 순자산 1조 5487억 원으로 국내에 상장된 미국 장기 국채 ETF 중 가장 투자 규모가 큰 상품이다.




개인투자자가 지난 한 주간 적극적으로 미국 장기 국채 투자 ETF를 사들인 것은 잭슨홀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 기준금리 인하를 공식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잭슨홀미팅 이후 미국 국채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를 6.3bp(1bp=0.01%)나 내리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빠르게 반영했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그만큼 오른다. 연 3.78%대까지 내려갔던 10년물 금리는 소폭 반등하며 전날 3.820%을 기록했다.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 역시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연 4.2% 수준에 머물렀는데 파월 의장 연설 이후 4.4bp 하락하면서 연 4.08%대까지 금리가 낮아졌다. 전날 기준 30년물의 금리는 연 4.110%다.


전문가들은 향후 경제지표 발표에 따라 인하 폭을 둘러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연말까지 미국채 10년물 금리 하단을 3.5% 수준으로 예측했다. 26일(현지 시간) 기준 미국채 10년물은 연 3.820%인데 0.3%포인트 넘게 금리가 내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정책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면서도 다른 연준 위원들처럼 ‘점진적으로’ 같은 표현이 없으면서 ‘빅컷’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해석이 등장했다”며 “시장금리는 인하 기대를 선반영했다는 측면에서 앞으로의 하락 속도는 제약될 수 있겠으나 인하 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금리 추가 하락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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