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외벽에 김환기作 투사…잔디밭엔 5m 대형 미러볼도"

◆신윤재 서울디자인재단 본부장
29일부터 미디어아트 축제 열려
현대미술 거장 9점 재해석 위해
빔 26대·스피커 50대 등 총동원
해외 유명작가들 불러 토크쇼도

‘서울라이트 DDP 2024 가을’에 선보이는 김환기 작가의 작품을 소재로 한 미디어 아트. 사진 제공=서울디자인재단

김환기 작가의 대표작들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외벽 222m를 통째로 감싼다. DDP 잔디 언덕에는 5m 높이의 대형 미러볼이 설치돼 빛의 예술을 선사한다. 오는 29일부터 9월 8일까지 DDP 곳곳에서 펼쳐질 'DDP디자인&아트'에서 선보일 작품들이다.



신윤재 서울디자인재단 DDP운영본부장

지난 26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신윤재 서울디자인재단 DDP운영본부장은 DDP의 가을 축제이기도 한 이번 행사에 대해 “지금까지의 서울라이트와 비교해도 한층 수준 높은 전시를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레픽 아나돌, 미구엘 슈발리에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DDP 외벽에 미디어 파사드로 선보여 온 서울라이트는 이번 축제에 김환기 작가를 소환했다. 인과 연에 천착한 그의 말년작 '듀엣',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린 초기작 '성심' 외에 그의 전면점화 대표작까지 총 9점이 미디어아트로 재해석된다. 이번 DDP디자인&아트를 총괄하고 있는 신 본부장은 “특히 막바지에 무채색 톤이 '성심'의 붉은 톤으로 변하는 대목을 주목하라”고 관람 팁을 전했다.


222m에 달하는 외벽을 완벽하게 김환기의 작품으로 감싸기 위해 프로젝터 26대와 스피커 55대도 동원된다. 대형 프로젝터가 가장 알맞은 위치에서 이미지를 투사할 수 있도록 특수한 구조물 7대도 제작했다. 신 본부장은 "각각의 이미지가 조금도 어긋남 없이 정확한 위치에 투자되도록 전문가들이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DDP 222m 외장패널을 캔버스로 삼아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 작가의 원작을 초대형 야외 미디어아트로 풀어낸 것은 서울라이트 DDP 가을 행사의 또 다른 시도이기도 하다. 환기미술관 측에서도 만족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의 DDP 디자인&아트와 비교하면 글로벌 전시가 1개에서 3개로, 자체 기획전시도 4개에서 5개로 늘었다. 신 본부장은 "빛이라는 주제로 종합예술을 선보이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섭외했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잔디언덕에 설치될 영국 스튜디오 버티고의 작품, '아워 비팅 하트'는 천천히 회전하는 5m 높이 미러볼의 빛을 이용해 전혀 새로운 건물과 거리를 빚어낸다. 호주 예술그룹 '아틀리에 시수'는 미로처럼 꾸민 공간에서 빛과 소리와 영상을 활용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체험을 제공한다.


이밖에 DDP 둘레길에는 스위스 아티스트 펠리체 바리니의 신작 4점이 전시된다. 아나모픽 기법의 착시아트로 유명한 작가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형태와 색이 묘미다. 김환기를 주제로 한 아트 토크,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해외 작가 3인과 함께 하는 아티스트 토크 등도 이어진다. 환경 디자이너인 윤호섭 교수의 퍼포먼스 전시인 '그린캔버스 인 DDP', 인공지능(AI)이 분석한 인간의 뇌파를 사운드·미디어·키네틱 아트로 구현한 호두 작가의 '뇌파와 인공지능 예술' 등도 준비됐다. DDP디자인&아트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신 본부장은 "과거에는 해외 작가들이 DDP에 대해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큰 건축물'이라는 정도의 인식만 갖고 있었는데, 그동안 DDP에서 열린 전시와 그에 대한 호응이 많이 알려졌다"며 "해외 작가들에게 전시를 제안하면 대부분 적극적인 반응"이라고 전했다. DDP의 연간 방문객 수는 지난해 1375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더 많은 방문객이 찾 것으로 기대된다. 신 본부장은 “미디어 아트가 활발해지고 해상도도 꾸준히 개선되다 보니 관람객들의 기준도 높아지는 추세”라며 “항상 더 새롭고 놀라운 전시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디자인재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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