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된 리디아 고의 영리한 플레이…“얻으려거든 마음부터 비워라”

그립 짧게 잡아 컨트롤능력 높이고
4분의3 스윙으로 최대한 편안하게
양손은 오른쪽 귀 뒤에 둔다는 느낌

아이언 샷을 날리고 있는 리디아 고. 그립을 내려잡고 4분의 3 스윙을 하는 점이 눈에 띈다. Getty Images

파리 올림픽 금메달에 역대 최연소로 명예의 전당 입회를 확정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에서도 우승했다. 특히 AIG 여자오픈은 ‘골프의 고향’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터라 더욱 의미가 컸다. 이 모든 게 약 2주 사이에 일어났다. 리디아 고는 “동화 같은 일”이라며 기뻐했다.


리디아 고는 이제 ‘전설’이 됐다. 그가 이룬 업적은 위대하지만 그의 플레이는 지극히 평범하다. 화려한 장타를 비롯한 극적인 요소가 전혀 없다. 리디아 고의 플레이는 어쩌면 가장 재미없지만 다른 한편으론 실수를 최소화하는 가장 ‘영리한 플레이’다.


사진은 파리 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 최종 4라운드 18번 홀 두 번째 샷의 모습인데, 리디아 고의 영리한 플레이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우선 그립이다. 다른 선수에 비해 짧게 내려 잡고 있다. 보통 아마추어 골퍼들은 ‘길게 잡고 멀리’ 치려 하지만 리디아 고는 ‘짧게 잡고 정확하게’ 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립을 1인치만 내려 잡아도 클럽 컨트롤이 쉬워지면서 볼 콘택트가 훨씬 잘 된다는 게 리디아 고의 스윙코치인 이시우의 설명이다. ‘마음 비우기’가 굿 샷의 출발점인 셈이다.


이시우 코치는 백스윙 톱의 크기와 위치에 대해서도 주목하라고 했다. 그는 “리디아는 보통 4분의 3 크기 스윙만 한다. 무리하지 않고 최대한 편안하게 휘두른다. 덕분에 미스 샷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설명한다. 이어 “양손의 위치는 오른쪽 귀 뒤쪽에 둔다는 느낌으로 한다. 그러면 클럽이 너무 세워지거나 눕혀지지 않는 적당한 궤도를 이루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시우 코치는 리디아 고의 정확한 스윙의 또 다른 비결은 릴리스 동작에도 있다고 했다. “임팩트 전후 과정에서 페이스를 스퀘어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거리 욕심에 손목을 사용하면서 릴리스 동작을 과하게 하면 방향이 틀어질 수 있다. 그런 골퍼들의 특징 중 하나가 양쪽의 전완근(팔뚝 근육)이 릴리스 때 맞닿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왼팔과 오른팔의 공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릴리스를 가져간다. 그러면 페이스가 틀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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