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은행권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잔액이 14조 4000억원으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소기업 여신에서 신규 부실채권이 전분기 대비 1조 7000억 원이나 더 늘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올해 6월말 기준 부실채권은 14조 4000억 원으로 전분기(13조 4000억 원)대비 1조 원 증가했다. 2020년 2분기(15조 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기업여신이 11조 6000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가계여신(2조 6000억 원), 신용카드 채권(2000억 원) 순이었다.
6월 말 기준 부실채권 비율은 전분기 말(0.50%)보다 0.03%포인트 상승한 0.53%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0.41%)와 비교하면 0.12%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금융지원 등이 이뤄지면서 2020년 2분기부터 하락세를 보이다 2022년 9월(0.38%)부터는 다시 늘고 있는 추세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65%로 전분기 말(0.61%)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대기업 여신(0.44%)은 전분기 말(0.48%) 대비 0.04%포인트 하락했으나 △중소기업 여신(0.77%) △중소법인(1%) △개인사업자 여신(0.44%) 등은 모두 상승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중소기업 여신과 중소법인이 각각 0.20%, 0.23%씩 올라 상승폭이 컸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전분기 말(0.27%)과 같은 0.27%였다. 주택담보대출은 0.18%로 전분기 말(0.18%)과 같았으며 전년 동기(0.16%) 대비로는 0.02%포인트 상승했다. 기타 신용대출(0.54%)은 전분기말(0.53%)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이 밖에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 비율(1.60%)은 전분기 말(1.61%) 대비 0.01%포인트 떨어졌다.
신규 발생 부실채권은 6조 4000억 원으로 전분기(4조 5000억원) 대비 1조 9000억 원 늘었다. 기업여신이 5조 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 9000억 원 증가했는데, 특히 중소기업(4조 5000억 원)이 전 분기(2조 8000억 원) 대비 1조 7000억원 이나 증가했다. 가계여신 신규부실은 1조 3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1000억 원 증가했다.
2분기 중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전분기(3조 5000억 원)보다 1조 9000억 원 감소한 5조 4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6월 말 대손충당금 잔액은 27조 1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000억 원 감소했다. 하지만 부실채권이 증가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전분기 말 대비 15.1%포인트 하락한 188%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2019년 말 0.77%)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코로나19 이전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 연체율이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라 신용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부실채권 상·매각,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 자산건전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